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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재보선… 한나라 '울고' 민주 '웃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나라당은 울고 민주당은 웃었다. 국민중심당은 충청도의 힘을 확인했다. '심정적 여당' 열린우리당은 지고도 쾌재를 불렀다. 4.25 재보궐 선거를 마친 정당들의 표정이다.

◇한나라 참패=대전 서구을에서는 3만9858표를 얻은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당선됐다. 한나라당 이재선 후보는 1만5000표 이상 적은 2만4573표를 얻는 데 그쳤다. 당초 국중당과 한나라당의 접전이 예상됐으나 싸움은 싱겁게 끝났다. 개표가 시작된 오후 8시30분부터 국중당 심대평 후보의 독주가 이어졌다. 지역색과 인물론을 부각한 국중당의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오후 내내 서울 염창동 당사 상황실에서 선거 결과를 지켜본 한나라당 지도부는 할말을 잃은 모습이다. 한나라당은 대전을 최대 승부처로 보고 지도부와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주자를 총동원해 이재선 후보 당선을 위한 유세전을 벌여왔다. 그러나 압도적인 차이로 심대평 후보가 당선되면서 당 안팎에선 지도부 책임론이 거세다. 강재섭 대표는 침통한 얼굴로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했다. 임명직 당직자 전원의 사퇴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전남 무안.신안의 투표 결과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 텃밭인 이 지역에서 한나라당은 최대 15%의 득표를 기대했지만 10%도 얻지 못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떼어놓은 당상으로 여겼던 양천구청장을 무소속 추재엽 후보에게 내줬다. 싹쓸이를 기대했지만 충남 서산 유상곤 후보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고배를 마셨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선 고희선 후보가 당선을 확정지으며 구겨진 체면을 살렸지만, 60%를 웃도는 정당 지지율과 70%에 가까운 당내 대선주자 지지율 합계를 고려하면 '참패'를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 반색.열린우리 쾌재=민주당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26일 오전0시20분 현재 93.3%의 개표를 마친 전남 무안.신안에서는 2만2442표를 얻은 김홍업 후보가 당선됐다. DJ의 후광 효과를 노린 민주당은 당내외의 잡음에도 김홍업씨를 공천해 도마에 올랐다. 김홍업씨의 당선으로 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은 범여권 통합에 추진력을 더하게 됐다.

한편 기호 1번을 내주고 심정적 여당으로 전락한 열린우리당은 재보선 연패 행진에도 잃은 건 없다는 표정이다.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재보선 세 지역 중 경기도 화성에서만 후보를 냈으나 당선에 실패했다. 이날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선거결과를 지켜본 정세균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번 4.25재보궐 선거는 오만하고 부패한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으로 대통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계기"라고 규정하며 '범여권 통합'을 외쳤다.

전국 55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4.25 재보선 투표율은 27.7%를 기록했다. 지난해 10.25 재보선(32.2%)에 비해 6.5%포인트 낮은 수치다. 국회의원 보선 3곳의 투표율은 30.1%로 잠정 집계됐다.

박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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