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세지키기”대 “승기잡았다”/대권 경선후보 중반판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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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탈방지·부동표 흡수 총력 김영삼측/역전겨냥 여론업고 맹추격 이종찬측
차기대통령후보를 선출하는 민자당 전당대회가 10여일 앞으로 성큼 다가섰다. 현재까지 드러난 판세로는 김영삼후보가 이종찬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이 후보의 충격도 만만찮다.
「노심」이 모습을 드러낸 경선초반까지만 해도 민정계 중도관망파의 대거이동과 공화계의 합류로 지구당위원장수에서 김 후보측이 압도적 우세를 보였었다. 그러나 이 후보측의 폭로전,「중대결심」으름장과 장외세과시,밑바닥 대의원 공략 등 추격으로 중반부터는 점차 경선의 모양을 갖추어가고 있다. 아직은 이 후보측도 6대 4 정도로 열세를 인정하고 있고 김 후보측은 6.5대 3.5의 우세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 후보측이 『일단 승기를 잡았다』며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대의원 6천8백86명중 전국 각 지구당에 속해있는 대의원은 4천5백29명이며 나머지 2천3백57명은 정책평가위원·중앙위원·사무처요원 등으로 지구당위원장의 장악력 밖에 있다. 이 때문에 김·이 양진영은 비지구당소속 대의원상대의 득표경쟁과 지구당위원장과 대의원의 표묶기,또는 빼돌리기 작전을 벌이고 있다.
5백여명의 당사무처요원 등 비지구당소속 민정계 대의원의 경우 대체로 반YS 성향이 짙은 것으로 알려져 이 후보측은 6대 4,또는 7대 3으로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보고있다. 그러나 김 후보측에선 『이들을 1차공략대상으로 삼아 이미 몇차례 개별접촉을 한 결과 호전됐다』며 5대 5에서 우세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백37개지구당의 위원장은 김 후보측 1백70명,이 후보측 47명,중도관망파 20명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여 김 후보측은 『일부지역의 이탈표를 감안하더라도 지구당소속 대의원의 70%는 아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 후보측은 『부산·경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머리(위원장)와 손발(대의원)이 따로따로 행동한다』며 「손발」의 개별행동화를 적극 유도,50%선까지 끌어올릴 자신이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김 후보측이 부산·경남의 절대우위를 바탕으로 경북·강원·충북·제주에서 우세를 나타내고 있고,이 후보측은 광주·전남북의 절대우세속에 대전·충남에서 앞서고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과 인천·경기지역은 쌍방이 서로 박빙의 리드를 주장할 정도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데 이곳에 1천6백여명의 대의원이 밀집돼 있어 만약 이들이 어느 한쪽으로 쏠린다면 종반판세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김 후보측은 호남권과 대전·충남의 열세를 부산·경남의 YS열기로 상쇄시킬 수 있어 서울·경기·인천에서 5대 5 수준만 유지하면 경북·강원·충북에서의 우세로 낙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대의원 접촉결과 김 후보측이 분석한 판세는 59대 24이며 17%가 부동표라고 보고 있다.
김 후보측이 겨냥하고 있는 목표치는 『7대 3선의 압승』이기 때문에 이미 확보된 표의 반복확인에 의한 이탈방지와 부동표흡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김 후보 추대위의 조직담당실무자는 『민정계 사무처요원들의 집요한 반YS공략으로 어려움이 크고 일부 지역에서 시도의회의원들이 지구당위원장뜻에 반해 대의원들의 반란을 부추기고 있어 꺼림칙한 일면이 없지 않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그는 『대의원의 태반이 50대후반인데다 여권특유의 생리가 작용해 현재의 판세가 뒤집히는 이변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특히 교육원 부지매각 사건 등이 일반여론으론 YS쪽 감표로 작용했는지 모르나 보수적 여당 대의원정서에는 오히려 이 후보쪽에 역작용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후보측은 부산·경남의 YS열기를 광주·전남북 등 호남의 반YS정서로 메우고 충북·강원의 열세는 충남우세로 맞대응시키며 경북지역의 열세는 비지구당소속 대의원 우세와 상쇄시킬 수 있다고 보고있다. 따라서 서울·인천·경기 등 중부 수도권이 최대 승부처라는 판단아래 이 지역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측은 김 후보측이 지구당위원장들을 앞세워 대의원 접촉에 나서고 있는데 반해 주로 사무처요원과 이 후보사조직 등 비선망을 동원,물밑 게릴라직전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게 시도의회 의원들이 나름대로 정치에 대한 포부를 갖고 있고 지구당위원장과 경쟁관계라는 점에 착안,이들을 집중공략함으로써 지구당위원장 열세를 대신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선대본부 한 관계자는 『초반 2대 8쯤의 박토에서 현재 4대 6선까지 끌어올리는 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남은 열흘과 전당대회장에서의 바람작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한다면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연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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