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터뷰] 연구비 지원은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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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복제기술은 줄기세포와 더불어 미래 의학을 이끌어갈 양대 수단 중 하나다. 복제를 통해 질병치료용 유전자를 지닌 세포를 무한정 생산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1997년 영국 로슬린연구소의 윌무트 박사가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것이 시초다.

우리나라는 황우석 교수가 99년 복제소 '영롱이'를 탄생시킴으로써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동물복제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이번에 선보인 광우병 예방 소와 장기이식용 무균돼지의 복제는 '세계 최초'라는 점에서 돋보인다. 현재 黃교수를 주축으로 서울대 의대 안규리.이정렬 교수 등 의사들이 가세해 전국 12개 대학 1백84명의 연구진이 복제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복제연구는 선진국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 중 하나다. 그러나 우리나라 연구기반은 취약한 편이다. 광우병 예방 복제소도 최종 증명을 위해 일본 쓰쿠바(筑波)로 보내진다. ㎤당 1천개 이하의 먼지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사육장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연구비도 부족하다. 黃교수의 경우 전체 연구비의 3분의 2를 정부가 아닌 익명의 독지가가 기부한 돈으로 충당한다. 현재 타고 다니는 지프도 예전 차량을 12년 동안 몰다 고속도로에서 섰다는 소식을 들은 안동의 모 병원장이 기증한 것이다.

성공적 복제를 위해선 우수한 대리모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대규모 농장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농장의 미비로 연구진이 전국 40개 사설 농장을 오가며 대리모를 물색하고 키우느라 연구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소모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경기도 일대 농장은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묶여 농장 증설이 억제돼 강원도 쪽으로 농장을 옮기고 있다. 이 경우 서울대 캠퍼스에서 강원도 농장까지 하루종일 길에 시간을 쏟아부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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