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기업들 현금 보유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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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상장사들이 투자는 하지 않는 대신 현금 보유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는 14일 금융 업종을 제외한 5백4개사의 지난 3분기 말 현금 보유액이 모두 10조8천2백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조9천7백5억원에 비해 무려 35.9%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액 기준으로는 2조8천5백86억원이 늘었다.

내수 부진으로 경기가 크게 위축됐는데도 상장사들이 이처럼 현금 보유액을 늘리는 것은 신규 투자를 유보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경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매출액 규모가 크고 불황에도 잘 버티는 시가총액 상위사들의 현금 보유 증가가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12위인 SK의 현금 보유액은 4백79억원에서 1조9천6백34억원으로 3천9백93%나 폭증해 눈길을 끈다. SK의 현금이 크게 늘어난 것은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에 대한 출자 전환을 준비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6천4백21억원이 늘어난 기아자동차와 2천4백40억원이 늘어난 포스코는 실적 호전에 따라 현금 보유액이 늘어난 경우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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