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 검소해졌다/제자리 잡아가는 어버이 마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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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5천∼만원선 많이 찾고 장난감보다 책이 인기/호텔뷔페예약 작년 절반 이하
사회 전반의 과소비 풍조를 타고 최근 몇년사이 호화·사치로 치닫던 어린이 날 선물과 행사가 올해는 눈에 띄게 검소·실용으로 기울어 정상」을 되찾는 모습이다. 특히 각종 호화행사를 경쟁적으로 마련해 과소비를 부추기고 동심에까지 위화감을 심던 호텔 등이 올해는 대부분 행사계획을 포기해 차분하고 알뜰한 어린이날 분위기가 정착돼갈 전망이다.
◇선물=서울 S백화점 문구·완구매장의 경우 5천∼1만5천원짜리 중·저가품이 전체 선물상품의 70%를 차지한 반면 10만원 이상 고가선물은 지난해 전체상품의 20%에서 5%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M백화점은 과소비 자제분위기 등으로 고가 외제선물이 잘 안팔릴 것으로 예상되자 지난해 마련했던 외제장난감 코너를 올해는 아예 마련조차 하지않았다. 지난해의 경우 외제완구코너에서 일본산 퍼즐기구 등 세트당 10만원이 넘는 비싼 수입장난감이 10개 이상씩 팔렸다고 백화점 관계자는 말했다.
서울 한강로 H완구백화점에서도 지난해 하루 5∼6개씩 팔리던 고가 외제완구가 요즘은 1∼2개밖에 안팔린다.
올해 나타난 새로운 현상은 장난감보다 책 선물의 인기다. U서점의 경우 5천∼3만원 정도의 도서선물세트가 지난해 하루 평균 15∼20권 팔리던 것이 올해는 30권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P백화점 도서코너에서도 아동도서 판매량이 어린이날을 2∼3일 앞두고 80% 이상 급증했다.
특히 일선 서점에서는 과학만화·교과서만화시리즈 등 학습용 만화가 선물로 큰 인기를 끌고있다.
◇행사=G호텔 뷔페의 경우 지난해 어린이날을 2∼3일 앞두고 예약률이 90% 이상 됐으나 올해는 40% 수준으로 격감하는 등 대부분의 호테뷔페 예약률이 예년의 절반수준에 머물렀다.
또 지난해 「제과판매전」을 열었던 P호텔은 올해 어린이를 겨냥한 행사를 취소하는등 서울시내 호텔 거의 대부분이 어린이날 이벤트행사를 갖지않기로 했다.<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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