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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노동생산성/「임금관련」새 통계지수 개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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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5년마다 조정… 식료품 비중 낮아져 소비자물가/사업체 노동실태 기준 시간별 계산 노동생산성
최근 소비자물가 통계의 노동생산성 통계가 「새옷」으로 갈아입을 준비를 거의 마쳐 각별한 관심을 끈다.
두가지 모두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여느 통계가 아니라 경제정책의 근본을 잡고 노동의 「가치」를 평가하며 임금을 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는 통계이기 때문이다.
노동생산성의 새 계산방식은 노동투입량을 더 많이 넣어 결국 생산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고,새소비자물가 지수도 구지수보다 낮아지는 결과가 나와 당국과 생산성 본부는 「괜한 오해」를 살까봐 걱정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신지수◁
4월 물가동향 발표를 앞두고 있는 경제기획원과 통계청은 요즘 걱정이 많다. 통계청은 5년마다 한번씩 물가지수 편제를 바꿔오고 있는데 90년 기준 새지수는 85년을 기준으로 한 것보다 약간 낮아지고 그 첫 결과가 4월의 통계로 나오기 때문이다. 즉 구지수로 보면 이달에 일반미·풋고추 등 농산물과 전·월세값이 올라 4월말 현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이미 3%를 넘어섰는데 신지수로 계산하면 3%선이며 지난해의 물가상승률도 구지수로는 9.5%지만 신지수로는 9.4% 정도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지수가 구지수보다 낮게 나오니까 얼핏보면 좋아할 일이다.
그러나 실제 물가조사를 하고 이번 지수개편 작업을 맡아한 통계청으로선 왜 그렇게 나오는지를 국민 모두에게 납득시켜야 하므로 두번 세번 계산하고 설명자료를 준비하느라 바쁘고 고단하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 발표 물가지수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 마당에 혹시라도 「의도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낮췄다」「물가안정에 자신이 없으니까 지수개편 한다」는 등의 오해를 받을까봐서다.
물가편제를 바꾼다고 새 물가가 항상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 80,85년 기준물가지수를 개편할 때는 신지수가 구지수보다 각각 1.1%,0.3%포인트씩 높았었다.<그림참조>
통계청은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주로 농수산물등 식료품의 가격이 올라 높아졌는데,신지수는 이 식료품의 비중이 낮아졌으므로 신지수가 구지수보다 낮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70년대와 같이 물가가 크게 오를 때는 일반적으로 신지수가 구지수보다 낮게 나타나지만 80년대와 같이 물가가 안정돼 있을 때는 신지수가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노동생산성 신지수◁
노동생산성 조사기관인 한국생산성본부는 국내 총생산(GDP)과 광공업 동태조사의 근로자수를 토대로 한 현행 노동생산성 계산방식을 앞으로는 사업체 노동실태조사·매월 노동통계 조사보고서를 기준으로 노동투입량을 바꾼 새로운 방식으로 노동생산성을 계산키로 했다.
또 전에는 근로자의 노동량을 날짜단위로 계산했으나 새로운 방법에서는 시간단위로 계산하게 된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이같은 새로운 계산방식의 골격을 다 짜놓고 마무리 검증작업이 끝나는대로 통계청의 승인을 받아오는 6월쯤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노동생산성은 근로자 한명이 얼마나 생산했는가를 지수로 나타내는 것이다. 노동생산성은 조사방법에 따라 생산량 기준과 부가가치 기준으로 대별되는데 이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임금인상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가가치 불변 노동생산성」이다.
그러나 노동투입량에 대해서는 사업주·노동계·학계에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광공업 동태조사가 전국의 10인 이상 상용근로자 고용제조업체 9천8백개를 표본조사,전체 생산직 근로자를 추계하고 있고 근로시간도 날짜단위(MAN­DAY)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측은 최근 임시직 근로자 고용 및 외부하청이 크게 증가,표본조사 대상기업 근로자들의 노동량은 줄었고 근로자들의 생산성은 과대계산 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노동계는 반대로 공장 자동화 확산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근로자들이 적은 시간에 많은 생산을 함에도 불구,날짜단위로 계산돼 생산성이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양재찬·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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