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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계세력 재편이 승부 판가름/YS­이종찬 대결… 민자 대권경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7인협 “총력지원” 실현될지 의문/청와대 진의가 관망파 태도 좌우
당초 예상을 뒤엎고 민정계 반김파의 후보단일화가 극적 성사됨으로써 민자당 차기대통령후보 경선은 김영삼­이종찬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김­이대결은 외형상 신·구세대간 대결의 모양을 갖췄으나 3당합당이라는 출범과정에서부터의 당내 역학구조상 내부적으론 계파싸움의 성격을 전면 부인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경선대열에서 제외된 공화계의 향배와 친김­반김으로 갈라진 민정계의 세력재편이 승패를 가름하는 열쇠가 될 것이 거의 틀림없다.
아울러 반김 7인협의 이종찬 후보합의가 참석자 전원의 총력지원을 전제로 한 적극적 단일화냐,아니면 단순히 경합자였던 박태준 최고위원과 이한동 의원의 포기에 의한 소극적 단일화냐에 따라 반김진영의 향배가 크게 달라지게 돼있다.
7인협은 회담후 이의원에 대한 총력지원을 발표했으나 박최고위원의 출마포기가 청와대 압력때문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할때 반김진영이 똘똘 뭉쳐 이의원운동에 나서줄지는 미지수다.
박최고위원에 대한 불출마 설득·종용과정에 노대통령이 직접 전화통화하는등 개입한 대목을 두고 민자당내에는 노대통령이 김대표 지원으로 마음을 굳힌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이종찬 의원을 제외한 7인협 멤버에게 유사한 압력이나 종용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것이 상식적 관측이다.
그러나 이들의 발표대로 7인협이 한마음 한덩어리가 되어 이의원을 민다면 민정계 전반의 반YS정서와 세대교체에 대한 국민여론을 감안할때 예측불허의 팽팽한 접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구당 위원장 2백37명의 세력분포는 민주계와 민정계내 친YS그룹등 범YS계가 90명선,민정계 반YS그룹이 50명선,민정계 중도관망파 60명선,공화계 29명으로 김­이 어느쪽도 과반미달이다. 결국 중도관망파와 공화계가 캐스킹 보트를 쥐고있는 셈인데 이들은 노대통령의 영향력행사에 결정적으로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밑바닥 민정계 대의원들의 대체적 성향이 YS에 대한 불신·반감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보수적이고 권력지향적인 여권의 생리상 현직 대통령의 의중을 따를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다소 멈칫거리더라도 일단 YS쪽에 비중이 실리게되면 가속이 붙어 대세가 결판날 수 밖에 없다는게 친김진영의 분석이다. 김대표로선 일단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노대통령과 민정계의 지원을 계속 붙들어 매야하고 김종필 최고위원의 공화계와의 제휴에 전력투구하지 않을수 없는 형편이다.
이와 함께 김대표로선 이의원의 세대교체론을 누를수 있는 대응카드마련이 절실해졌다.
김대표의 한 측근은 『총선민의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며,특히 김대표의 취약점이랄수 있는 지역주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돼야 한다』고 파악하면서 우선 문민민주주의 완성이란 명제로 세대교체바람의 대응전략을 짜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의원은 김대표의 맞대결 적수로 결정됨에 따라 차차기주자라는 일반적 인식에서 하루아침에 차기주자로 급부상했다.
이의원으로선 서울등 중부권 일부에 국한된 당내 세력기반 보강이 최대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지역정서상 김대표를 거부하는 호남이 그의 탄탄한 기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7인협을 중심으로 반김파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자신의 강점이랄수 있는 세대교체론과 탈지역주의를 내세우는 바람몰이 전략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노대통령의 엄정중립·균형유지를 촉구하여 YS쪽 지원을 최대한 차단하면서 조직력 싸움보다는 선전·홍보전에 치중,새인물을 갈구하는 국민정서를 보수성향의 대의원정서에 접목시켜나가면 승산이 있다고 이의원측은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노대통령의 김대표 지원으로 자유경선의미가 퇴색하고 국민여론이 나빠지면 대의원까지 동요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기대하고 있다.<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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