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뮤지컬] 동호회 들면 단체할인에 좋은 자리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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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의 매력에 빠져보고 싶긴 한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가격은 비싸고, 모르는 용어가 태반이고, 뭘 골라야 할지도 모르겠다. 뮤지컬을 둘러싼 궁금증을 Q&A로 풀어봤다.

Q. 무엇보다 티켓 값이 너무 비싸다. 영화 관람료의 수십 배다.

A. 먼저 티켓 값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따져보자. 국내 배우들이 출연한 라이선스 공연의 경우 무대.조명.음향.의상.분장.악기 등 제작과 임대 관련 비용이 가장 많이 든다. 다음이 배우들과 스태프의 인건비다. 외국 작품이라면 해외 스태프들의 항공.숙박.인건비 등 프로덕션 비용과 홍보비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대관료, 티켓 판매 대행 수수료 등이 덧붙는다. 영화는 한번 찍은 뒤 복제가 가능하지만 뮤지컬은 매회 무대에 다시 올려지기 때문에 이런 비용이 무한 지출되게 마련이다. 해외 원작자들에게 지급되는 로열티도 부담이다. 인기 뮤지컬의 경우 수입경쟁이 붙어 판권 가격이 날로 뛴다. 여기에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공연계 거품까지 작용해 서민에겐 부담스러운 티켓 값이 책정되는 것이다.

Q. 싸게 보는 방법은 없나.

할인 가능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가장 기본. 동호회에 가입할 경우 별도 회비 없이 단체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공연장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해 관람할 수도 있다. 작품의 본 공연에 앞서 리허설 격인 프리뷰 공연이 5~10회 정도 상연되는데 관람료의 30%까지 할인된다. 공연 티켓이 쿠폰이 될 수도 있다. 한 번 봤던 작품을 다시 보거나 같은 제작사에서 제작한 작품을 두루 볼 때 혜택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무대공연을 자주 관람하는 편이라면 대형 공연장의 유료 회원에 가입하길 권한다. 종류가 다양할 뿐 아니라 가격 할인에서도 상당한 장점이 있다.

Q. 뮤지컬에는 나이에 따른 등급제한이 없나.

공연법상으론 '없다'. 뮤지컬 등 모든 공연물은 원칙적으로 8세 이상이면 입장할 수 있다. 하지만 기획사는 대본이나 기존 공연 때의 관객 반응과 언론 보도 등을 참고해 관람 제한 연령(12세/15세/18세)을 자체적으로 정한다.

수입 뮤지컬의 경우 신중하게 수위를 판단했음에도 문화적 차이로 인해 가끔 착오를 빚기도 한다. '미스 사이공'의 경우 지난해 6월 개막 당시 '12세 관람가'로 출발했다가 일부 관객의 항의를 받고 '13세 미만은 보호자 동반시 관람가'로 조정하기도 했다. 외국인 배우가 출연할 땐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등급'을 매긴다. 출연 외국인의 공연비자를 추천할 때 공연의 청소년 유.무해 여부를 명기하기 때문이다(공연법 6.7조). 2001년 '록키호러쇼'의 경우 18세 미만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런 경우에도 강제력은 없지만 기획사 측이 대체로 수용하는 편이다.

Q. 이른바 '세계 4대 뮤지컬'과 역대 최고 흥행작은.

1981년 런던 '뉴런던시어터'에서 초연된 '캣츠'를 시작으로 '레 미제라블'(85년) '오페라의 유령'(86년) '미스 사이공'(89년)이 이른바 '세계 4대 뮤지컬'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캣츠'는 94년 국내 초연 이후 2003~2004년에 공연됐다. 다음달 대구 공연을 시작으로 올 10월까지 전국 순회 공연을 펼친다. '레 미제라블'은 96년과 2002년, 2006년 국내에 공연됐고 '오페라의 유령'은 2001년, 2005년 국내 무대에 올랐다. '미스 사이공'은 초대형 세트 때문에 국내에는 17년 동안 들어오지 못하다가 지난해 6월에야 첫선을 보였다. 역대 세계 최고 흥행작은 '오페라의 유령'이다. 86년 영국 런던 초연 후 세계를 돌며 22년째 공연 중이다. 24개국 119개 도시에서 1억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 모으며 32억 달러(약 3조2000억원)를 벌어들였다.

Q. 더블캐스팅.커버.앙상블 등을 설명해 달라.

더블 캐스팅(트리플 캐스팅)은 특정 배역을 두 명(더블) 혹은 세 명(트리플)의 배우가 맡아 돌아가며 연기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공연 전에 캐스팅 일정이 공지되며 자신이 원하는 배우가 연기하는 일정에 따라 예매하고 관람하면 된다. 배우 개인 사정에 따라 캐스팅 일정이 변경되는 경우도 있으니 공연 홈페이지를 미리 살펴보는 것이 좋다. 커버는 특정 배역을 맡은 메인 배우가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대신 연기하게 되는 배우를 이르는 말이다. 보통 앙상블로 출연하는 배우가 커버로 지정돼 연습 단계에서부터 특정 배역의 연기를 연습한다. 앙상블은 특정 인물이 아닌 여러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들을 뜻한다. 주인공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강혜란 기자·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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