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의 골프야 놀자Ⅱ ⑩ 디봇에서의 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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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중앙일보 독자 여러분. 김미현입니다. 지난주 긴(Ginn) 오픈대회는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였어요. 지난해엔 하늘로 날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올해에는 땅에 떨어진 것 같았어요. 바람도 많이 불었고, 주말에는 날씨도 좋지 않아 제대로 플레이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무사히 플레이를 마칠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다시 열심히 준비해 정상에 설 수 있도록 할게요.

오늘은 가장 기분이 나쁜 트러블 상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바로 디봇 안에 떨어진 볼입니다. 좋은 샷을 했는데 볼이 디봇 안에 놓여 있으면 기분이 상합니다. 페어웨이의 한가운데에, 여러 사람이 공을 치는 IP 지점에 디봇이 많기 때문에 잘 맞은 샷일수록 디봇에 들어갈 확률이 더 높습니다. 프로 선수들도 볼을 떨어뜨리는 자리가 일정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자주 맞닥뜨리게 됩니다.

디봇에 볼이 들어가 있으면 가장 먼저 볼의 위치를 살펴보세요. 만약 디봇이 시작하는 위치에 볼이 놓여 있다면, 날카로운 각도의 다운스윙과 강한 임팩트가 필요합니다. 디봇이 끝나는 위치에 놓여 있다면 평소 스윙을 해도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러나 일반적으로 공이 디봇의 중앙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봇 자체가 약간 둥글게 파여 있기 때문이죠. 자, 그럼 이런 상황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사실 디봇에 놓였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러프처럼 임팩트 전부터 잔디가 거슬리는 것도 아니고, 벙커처럼 일부러 뒤 땅을 치는 것도 아니니까요. 평소와 같은 임팩트를 하면 디봇에서도 볼은 잘 날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임팩트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볼의 위치를 스탠스의 중앙으로 옮겨놓는 것입니다. 볼을 한 개 정도 오른쪽으로 옮기면 클럽 헤드가 스윙의 최하점에 이르기 전에 임팩트되기 때문이죠.

일부러 한 클럽 큰 것을 선택할 필요도 없어요. 다만 미들 아이언 이상의 긴 클럽은 그립을 짧게 쥐는 것이 좋습니다. 볼부터 맞아야 하기 때문에, 클럽이 길면 아무래도 정확하게 임팩트할 수 있는 확률이 낮아집니다. 클럽 컨트롤도 어려워지고요. 따라서 그립을 짧게 쥐어 컨트롤을 쉽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윙할 때 주의할 것은 임팩트 때 눌러주듯 스윙한다는 것입니다. 너무 넓게 스윙하면 토핑이 날 수 있기 때문이죠. 반드시 볼을 먼저 맞히되, 볼이 맞은 이후에는 디봇 안에 또 디봇이 생겨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입니다. 디봇에 들어가 있다고 낙담하게 되면 정말 좋은 샷이 나올 가능성은 없어지죠.

한 가지 당부드릴 것은 디봇이 생기면 원상태로 복구하거나 모래로 덮어주세요. 다음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퍼진다면 결국 그 혜택은 자신에게로 돌아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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