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들자 김치찌개 4,500원/대학가 주변식당 불매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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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0∼30% 담합인상에 반발/업소돌며 인하 요구 시위/업주 “딴 물가 올라 동결은 어렵다”
최근 대학가 주변음식점 등이 담합해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자 대학생들이 학생회를 중심으로 불매운동 등을 펼치며 「가격인하 투쟁」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대·경희대등 지리적 여건 때문에 주변업소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대학의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이같은 움직임은 새학기들어 이들 음식점들이 10∼30%씩 일제히 값을 올려받자 하숙비등 생활비 인상으로 누적됐던 불만과 맞물려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학생들의 불만은 주변업소들이 학생단골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면서도 카르텔을 형성해 가격담합을 무기로 장삿속 채우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업주측은 그러나 학교라는 특수성때문에 다른 물가가 모두 치솟고 있는 현실을 무시하고 동결만을 고집하는 학생들의 주장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8일 오후 8시쯤 서울 정릉동 국민대에서 3백여m 떨어진 음식점 골목에서는 피킷을 앞세운 이 학교학생 10여명이 연 사흘째 이 일대식당 20여곳을 돌며 서비스 개선요구와 불매운동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음식점들이 올초 방학을 틈타 1천원하던 소주 한병을 1천2백원으로,김치찌개등 4천원하던 안주류는 4천5백원으로 올리는등 10∼20%씩 가격을 담합인상한데 항의하며 가격환원을 촉구하고 나선 것.
학생회는 이에 앞서 지난달 17일 학생 3백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종전가격환원」(34%)·「인상폭 하향조정」(64%)등 대부분이 가격인상에 불만을 나타냈고 절대다수(90%)가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는 결과를 가지고 세차례의 협상을 벌였으나 업주들은 「인하불가」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경희대는 지난해 8월 1천2백원에서 1천5백원으로 오른 순두부백반등 식대가 올초 또다시 2천원으로 인상되자 불매운동 하루만에 1천7백원선으로 끌어내리기도 했다.
중앙대도 지난달초 라면값이 7백원에서 8백원으로 인상되는등 12∼25%씩 음식값이 오르자 1일 설문조사를 펴 「너무 올랐다」(73%)는 학생들의 반응과 다른 대학가와의 가격비교 등을 제시하며 업주설득작전에 나섰으나 결렬,불매운동등 강경대응을 계획하고 있다.<고대훈·김태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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