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 조영주 사장 - SKT 김신배 사장 해의 통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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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조영주(사진(左)) KTF 사장이 경쟁사인 SK텔레콤의 김신배(右) 사장에게 '고객을 위한 아름다운 경쟁'을 제안했다. SK텔레콤 협력업체 직원인 윤모씨가 KTF의 문경 기지국 장비를 훼손한 사건으로 틀어진 두 회사 관계를 정상화할 방침을 밝힌 것이다.

조 사장은 18일 동영상 통화가 가능한 3세대 휴대전화 가입자가 30만 명을 넘어선 것을 계기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김 사장이 17일 오후 사과 전화를 해온 사실을 공개했다. 조 사장은 "통화를 하면서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나 고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아름다운 경쟁을 펼치자고 제안했고, 김 사장도 여기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조 사장은 "김 사장이 내게 말하는 사건 내용과 내가 보고받은 것에 차이가 있었다"며 "장비를 훼손한 협력업체 직원이 계속 말을 바꾸고 있어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TF가 이번주 초 SK텔레콤과 윤씨 등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대구지검 상주지청에 고소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해자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SK텔레콤과 협력업체가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면 고소를 취소하겠다는 뜻을 김 사장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 사장은 지난달 1일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 3세대 휴대전화 서비스의 가입자가 17일 기준으로 30만700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3세대 가입자가 23만~25만 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KTF가 3세대 서비스에선 SK텔레콤을 앞서게 된 것이다.

그는 "고객 성원으로 3세대 서비스가 순항하고 있다"며 "서비스와 품질에서도 1등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음달 SK텔레콤이 3세대 단말기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3세대 시장을 놓고 1등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도 "SK텔레콤은 마케팅 역량이 뛰어난 곳"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무선 인터넷 기능이 빠진 실속형 단말기와 관련해 그는 "14세 미만 청소년과 40대 여성층이 많이 찾는다"며 "고객 반응이 좋다면 지속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3세대 단말기는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 대량 수출하는 모델을 변형해 빨리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단말기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TF는 이달 말 지상파 DMB(이동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수신 기능을 갖춘 고급형 단말기와 기능을 단순화한 실속형 단말기를 추가로 내놓으면서 3세대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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