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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산업 찌꺼기 처리 회사 작업 중단|2천여 업체 폐기물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경기도 지역 2천여 개 산업체에서 발생하는 하루 1천5백여t의 산업 폐기물 처리를 맡고 있는 12개 용역 업체가 30일부터 이틀동안 작업을 전면 중단, 경기 지역 산업 폐기물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 업체가 작업을 전면 중단한 것은 지난해까지 산업 폐기물을 반입시 켜온 시화 지구 매립 장은 이미 포화 상태여서 지난 2월10일부터 반입이 금지되고 있는 데다 지난 2월 가동된 김포 해안 매립 장 또한 매립 장 관리 조합 측이『지역 주민들이 일반 쓰레기가 아닌 산업 폐기물 매립을 반대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 폐기물을 배출하는 도내 2천여 업체들은 공장 곳곳에 폐기물을 쌓아 놓고 있으며 앞으로 10일 내에 처리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생산 규모를 축소하거나 조업을 중단해야 할 위기를 맞고 있다.
◇매립 장=대일 개발 등 경기도 내 12개 산업 폐기물 처리 업체에 따르면 반월 공단과 성남공단 등 경기도 지역 각종 공장의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하루 평균 1천5백여t의 산업 폐기물을 시화 지구 매립 장에 매립해 왔으나 지난 2월10일부터 반입이 금지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 폐기물 처리 업체들은 경기도와 환경처 등 관계 기관에 매립 장 확보를 위한 건의를 하는 한편 서울 난지도 매립 장에 음성적으로 산업폐기물을 매립해 왔다.
그러나 난지도 관리 사무소 측 또한 지난 26일부터 서울 지역의 쓰레기 외에는 받을 수 없다며 매립장 입구를 완전 봉쇄하는 등 강력한 반입 금지 조치를 취했다.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 반입이 금지되자 12개 산업 폐기물 처리 업체 대표들은 26일 오후 7시쯤 난지도 관리 사업소측과 회의를 갖고 경기도 산업 폐기물의 난지도 반입을 요구했으나 관리 사업소측이 『당초 3월말에는 산업 폐기물 매립장을 폐쇄할 방침을 세울 정도로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서울 쓰레기 외에는 받을 수 없다』고 반대, 업체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다.
◇작업 중단 =산업 폐기물 반입 요구가 무산되자 12개 회사 소속 덤프 트럭 1백50여대가 26일과 27일 이틀간 난지도 입구에 몰려들어 행주산성에서 합정동 입구까지의 강변도로를 막은 채 산업 폐기물 반입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기도 했으나 관철되지 않자 30일부터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폐기물 처리 진통=하루 30∼3백여t의 산업 폐기물을 처리해 오던 용역 업체들 중 일부는 공장 빈터와 야적장 등에 폐기물을 쌓아 놓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밤 시간을 이용, 난지도 주변 등에 마구 버리고 있는 실정.
이밖에 대량의 산업 폐기물을 배출하는 이천 동양맥주, 현대전자, 삼성반도체 등 대형공장들도 용역 업체가 작업을 중단하자 대형 저장 창고에 이를 임시 보관하고 있다.
동양맥주 김정현 과장(%)은『15일 이내로 처리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생산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망=경기도는 시화매립 장을 폐쇄하면서 김포 해안 매립 장에 경기지역 산업 폐기물을 반입키로 하고 환경처·김포 매립 지 관리 사무소 측과 협의를 벌여 왔다.
그러나 김포 매립 지 주변 주민들이 환경 오염을 우려, 『일반 쓰레기가 아닌 산업 폐기물은 매립해서는 안 된다니』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주민들과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매립 공간의 조기확보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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