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전화공세"에 주민 잠 설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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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민자당원들 고발>
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중구 민주당 정대철 후보측은 22일 「정씨가 총선이 끝난 뒤 국민당에 입당하게 돼있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돌리던 민자당원 2명을 붙잡아 경찰에 고발.
정후보측은 불법선거운동을 감시하기 위해 청년당원·대학생들로 「별동대」를 만들어 운영하던 중 22일 오후 신당동 주택가에서 민자당선거운동원 김선단씨(51·여)등 2명이 「국민당이 중구에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은 정대철씨가 선거가 끝나면 국민당에 입당키로 약속이 돼있기 때문」이라는 유인물 1천여장을 돌리고 있는 것을 적발했다는 것이다.
정후보측은 『국민당의 정주영 대표가 이달초 강원도 원주시 지구당대회에서 그 같은 발언을 하고 M일보 등이 이를 확인하지도 않은채 마구 보도해 민자당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며 민자·국민당을 싸잡아 비난.

<투표통지표 버려져>
유권자에게 배부돼야 할 투표통지표 15장이 2개동의 주택가에서 버려진 채 발견돼 말썽.
서울 마포갑 민주당 김용술 후보 부정선거 대책반은 22일 오전11시40분쯤 서울 신수동110과 대흥동 주택가 골목에 흩어져 있던 12장과 3장의 투표통지표를 각각 발견, 수거하고 『동사무소 측이 고의적으로 전달하지 않은 투표통지표의 일부가 다행히 발견된 것』이라고 주장.
이에 대해 신수동사무소 측은 『담당직원이 투표통지표 교부업무를 편하게 하기 위해 통지표를 미리 절취해 교부하려다 분실한 것 일뿐 고의는 없었다』고 해명.

<폐간 여부도 확인>
정주영 국민당대표가 연2회 비매품으로 발행하는 「체육동우회」지 발행인으로 등록돼있는 것과 관련, 일부에서 정 대표를 「현직언론인」으로 간주하고 『입후보자격이 없다』며 이의를 제기, 시비가 일면서 최근 들어 서울시청에는 자신이 각종 간행물의 발행인으로 등재돼 있는지 여부를 묻는 입후보자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
이는 상당수의 입후보자들이 현재 각종 정기간행물중 유가지는 공보처에, 비매품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나뉘어 등록돼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후보등록 당시 공보처에만 자신의 발행인등록여부를 확인한 후 입후보등록 전에 사표를 냈기 때문.
김모후보(민자)는 『몇 해전 한 친목단체에서 회원용 잡지를 만든다고 해 후원해 준 적이 있는데 혹시 발행인으로 이름이 올라있는 것 아니냐』고 문의.
또 모 후보는 『지난해 폐간된 잡지의 발행인으로 있었다』며 폐간신고여부를 확인.

<검찰 측 안절부절>
후보 자격 시비로 피선거권 박탈위기에 놓인 민중당 인천서구 황선신후보의 전과기록 원장이 잘못 기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말썽.
지난 89년11월23일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징역1년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의 형이 확정된 황후보는 지난7일 14대 총선 후보등록당시 관할행정기관에서 신원증명서를 떼어본 결과 90년 11월22일로 자격정지기간이 종료된 것으로 나타나 후보등록을 했다는 것.
이는 행정기관이 신원조사를 의뢰했을때 검찰이 전과기록원장에 자격정지 종료일자가 90년 11월22일자로 잘못 기록되어 있는 것을 그대로 자격정지가 종료됐다고 통보한데 따른 것.
그러나 검찰은 최근 선관위 측의 황 후보에 대한 피선거권조사의뢰 때에는 실제계산을 해 집행유예와 자격정지 기간까지 끝나는 시점을 89년 11월23일부터 집행유예 2년과 자격정지1년 등 모두 3년을 합한 92년 11월22일로 해석, 피선거권 박탈을 뒤늦게 주장하고 나서 황 후보측은 엉뚱한 피해를 보게된 셈.
이 때문에 검찰은, 황 후보의 피선거권이 박탈될 경우 등록비 1천만원과 홍보물 비용 등 황 후보의 선거비용 일체를 보상해야할 입장에 놓여 안절부절하는 눈치.
선거전이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상호감시가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연천군의 한 육순잔칫집에서 음식물을 대접하고 있다』는 허위제보를 받은 민주당원과 공선협회원들이 들어가 사진촬영을 하는 등 소동을 피워 혈압이 높은 집주인 부인이 졸도하는 사고가 발생. 연천군 미산면 마전리 장도헌씨(71)에 따르면 20일 오후 9시쯤 동네주민 20여명을 자신의 집에 모아놓고 아내 김귀녀씨(60)의 육순생일잔치를 하고 있던 중 백정석씨(30)등 민주당 연천지구당원 2명과 공선협회원 4명 등 모두 6명이 들이닥쳐 『왜 음식대접을 하느냐』며 사진을 찍는 등 소동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김씨가 혈압 상승으로 졸도해 병원에 입원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유인물1만장 압수>
민주당 시흥-군포시 지구당(위원장 제정구)는 23일 오전 긴급보도자료를 통해 『23일 오전2시30분쯤 시흥시 신천·은행동을 비롯한 시흥· 군포시전역에 민주당 제 후보를 비방하는 흑색선전물 20여만장이 살포됐는데 유인물을 살포한 차량이 민자당 선거운동차량으로 확인됐다』고 주장.
민주당 측은 긴급보도자료에서 『시흥·군포 전지역에 제 후보를 중상 모략하는 「유권자를 우롱하는 제정구를 고발한다」는 제목의 흑색유인물이 살포됐고 살포현장을 목격한 주민과 이를 수거하기 위해 나간 민주당원들이 경기4드1180호 엘란트라승용차 등 4대를 발견했는데 이 차들이 민자당 황철수후보측의 차량으로 확인됐다』고 주장.
한편 부천경찰서는 22일 오후10시50분쯤 부천시 소사1동 소사검문소에서 민자당선거운동원인 이인택씨(28)가 운전하던 경기2루7936호 에스페로승용차를 불심검문해 트렁크에 들어있던 「유권자를 우롱하는 제정구를 고발한다」는 제목의 제 후보 비방유인물 1만여장을 압수하고 이씨를 국회의원선거법위반혐의로 입건조사중. 이에 대해 민자당 시흥·군포지구당 황철수 후보측은 『이인택씨가 민자당원인 것은 사실이나 제 후보를 비방하는 유인물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새벽2시에도 걸어>
신개발지역아파트촌인 수원 권선을 선거구의 삼성·현대·성일·매탄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한밤중에 각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내용의 전화가 수십통씩 걸려와 밤잠을 설치는 등 곤욕.
특히 일부 후보지지자들은 아예 녹음테이프를 틀어 놓는가하면 자정이 지난 시간에는 상대후보 지지자라고 밝히고 음담패설까지 늘어놓는 매터도 수법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것.
성일아파트 주민 홍모씨(36·회사원)는 『21일 밤에는 11통의 전화를 받았으며 이중 2∼3통의 전화는 새벽2시쯤 걸려와 잠을 설쳤다』며 분통.
홍씨는 『새벽에 걸려오는 전화는 상대후보의 운동원을 가장, 지지해달라는 역공을 펴고있고 때로는 욕설까지 퍼붓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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