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 붙은 롯데, 9회 뒤집기 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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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9회 초 대타로 나와 천금 같은 희생타로 승리 타점을 올린 롯데 문규현(左)이 팀 동료로부터‘축하의 꿀밤’세례를 받고 있다.[대전=뉴시스]

롯데가 달라졌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의 팀으로 변했다.

15일 대전에서 열린 2007 프로야구 정규리그 한화와의 경기에서 롯데가 5-4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7-0 완봉승을 거둔 데 이어 2연승을 올린 롯데는 한화를 상대로 원정 2승1패의 '짭짤한' 전과를 올렸다. 이날 롯데가 보여준 끈끈함은 2001년 이후 4년 연속 최하위로 처지며 지기를 밥 먹듯 하던 롯데의 모습이 아니었다.

롯데는 3회까지 매회 실점했다. 1회 말 잡을 수 있었던 상대 김태균의 타구를 중견수 김주찬이 잡았다가 놓쳐 2루 주자를 홈으로 들어오게 했고 2회 백재호의 솔로 홈런, 3회 김태균의 적시타로 스코어는 0-3으로 벌어졌다. 예전의 롯데였으면 분위기로 볼 때 '접을' 경기였다.

하지만 롯데는 선취점을 헌납한 김주찬이 5회 초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뒤 강민호의 2루타와 박현승의 희생플라이로 홈인, 안타 하나로 1점을 올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7회엔 하위 타선인 김주찬.강민호.박현승.이승화가 4안타를 집중시키며 2득점, 3-3 동점을 만들었다.

8회 말 임경완이 한화 거포 김태균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경기는 다시 4-3, 한화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는 듯싶었다.

그러나 투혼의 거인들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롯데는 9회 초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더니 땅볼과 희생플라이로 기어이 한 점 차 역전에 성공했고 9회 말 롯데 마무리 카브레라가 무실점으로 공방전을 끝냈다. 이 경기의 승리로 롯데는 6승3패, 승률 0.667로 SK(5승2무2패)에 이어 단독 2위에 올랐다. 팀 타율(0.303)과 팀 평균 자책점(2.43)은 8개 구단 중 독보적인 1위다. 한화 김태균은 시즌 첫 홈런을 포함, 4타수 3안타.3타점으로 초반 부진을 털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SK는 연장 12회까지 가는 4시간52분의 혈투 끝에 홈팀 두산을 9-8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12회 초 투수 악송구로 결승점을 내주며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광주에선 홍세완(KIA)의 대포가 이틀 연속 불을 뿜었다. 전날 시즌 첫 연타석 홈런을 때린 홍세완은 15일엔 시즌 첫 만루 홈런을 터뜨려 7-4, KIA의 2연승을 이끌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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