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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혁 발빠른 첫승/묘수 주고받으며 부계로 서전장식/왕위전 제1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도전자 유창혁 5단이 이창호 왕위를 누르고 제26기 왕위전 도전 7번기의 서전을 장식했다.
17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개막된 도전기 제1국에서 백을 쥔 유5단은 묘수·기수가 속출하는 치열한 백병전 끝에 이왕위를 1백72수만에 불계로 이겼다.
포석과정에서 22가 도전자의 실수고 백36,38이 클린 히트. 이 두수로 약간 뒤졌다고 판단한 이왕위는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2시 바둑이 속개되자 55분의 대장고 끝에 흑71이란 기상천외의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흑71은 수읽기 미스. 이왕위는 이 실수를 91이라는 극적인 묘수로 반전시켰으나 96에 뻗지않은 93이 재차 실수여서 열세에 처하게 된다.
유5단은 이후 102의 절묘한 한수로 승세를 굳히는듯 했으나 착실한 다지기에 들어가지 않고 132,138의 강수로 난전을 전개해 국면을 혼돈으로 몰아넣었다. 이왕위의 145가 최후의 패착. 이수로 146에 밀었으면 승패 불명이었다.
한국 바둑의 내일을 주도할 두 젊은 고수가 큰 승부에서 최초로 격돌한 이번 왕위전 도전기는 실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타이틀이 하나도 없는 유 5단이 필승의 결의를 다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날 대국이 끝났을때 조훈현 9단·김인 9단은 『유창혁의 진면목이 드러난 명국』이라고 평했다.
국후 유 5단은 『최근 술을 끊고 등산으로 집중력을 키운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7번승부는 길다』고 말했다.
도전기 제2국은 25일 한국기원에서 열린다.(111=102,134=123,136=82의곳)<박치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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