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대구·구미 배후 도시로 발돋움|왜관읍-경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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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영남 제일의 요새로 국난이 있을 때마다 적을 물리쳐 나라를 지킨 선조들의 높은 뜻과 슬기가 서려있는 호국의 고장이자 수많은 애국지사를 배출한 충절의 고장 왜관읍이 대구·구미시의 배후 공업 및 주거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통일신라시대 팔거현으로 불리다 조선조 태종 때 노략질을 심하게 하는 왜구의 회유책으로 설치된 왜관읍은 1905년 왜관면으로 개칭됐다가 1949년 읍으로 승격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유학산과 가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도도히 흐르는 낙동강변에 자리잡은 왜관읍은 선열들의 충절의 기상으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수많은 내우외환을 굳건히 이겨냈으며 수많은 의사·열사가 일제에 항거해 조국 광복 대열에 앞장선 호국의 요충지로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6·25사변 때 처절한 격전지이자 반격의 보류지로서 세계 전사에 빛나는 낙동강·다부원 전투에서 숨져간 호국 용사들의 체취와 그분들의 얼이 맥맥이 흐르고 있는 고장이기도 하다.
대구시와 구미건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이 고장은 경부선과 경부고속도로 국도가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발달, 예로부터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 상업이 크게 발달했다.
이같은 지리적 특성으로 50년 미군부대가 들어서면서 인구가 계속 늘어나 70년 말에는 인구가 5천9백50가구 3만여명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자동차 등 교통 수단의 발달로 전국이 1일 생활권으로 변하는 산업화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아 80년대 미군 감축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상권마저 인근 대구·구미 지역에 뺏겨 조그만 소음으로 전락,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형성될 구미∼영천∼포항간 공업 벨트 건설에 발맞춰 대구와 지주의 중간거점 공업 및 주거 도시 건설에 온힘을 쏟고 있다.
대구에서 약 20km 떨어진 교통의 요충지인 지역적 특성을 살려 올해 말 완공 예정으로 89년 공사에 들어간 53만평 규모의 왜관 공단을 첨단화하고 이 일대에 과학 공원과 고급 기술 인력의 쾌적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공업 도시로서의 이미지 부각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 함께 읍 전체 도시 계획을 재정비하고 도로망·상하수도 시설을 대폭 확충해 쾌적한 주거 환경을 조성, 대구시의 일부 기능을 담당하는 밝고 깨끗한 전원 도시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왜관 공단 건설에 발맞춰 공단 주변 삼청·금산·낙산리를 중심으로 상업 및 주거 휴식 공간 기능을 담당할 1백만평 규모의 새로운 공단 도시를 건설하고 첨단 기술 및 시장 정보 센터의 건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신도시에 공업계 고교와 첨단 공업 전문대학을 설립, 공업 단지 조성에 따른 우수 기능 인력을 양성해 공급할 예정이다.
대구∼왜관간 국도가 앞으로 현재의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되고 왜관∼기산∼고야∼구미간을 연결하는 지방도가 개설되면 왜관 읍이 인근도시 및 주민들의 휴양·상업 도시로 바뀌어 나갈 것에 대비해 도매 시장 기능을 강화해 교통 요충지로서의 상권을 회복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히 6·25의 전흔이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는 왜관 낙동강 구철교 4백69m를 빠른 시일내에 복구, 인근에 위치한 왜관 전적기념관과 연계해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나라 사람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 슬기롭고 복받은 호국의 고장 새로운 왜관건 건설에 읍이 온 정성을 다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왜관읍의 각종 민간 단체들과 읍민들도 호국의 고장의 명성과 이 지역의 자연 환경 및 지리적 특성이 잘 조화를 이루는 명실상부한 대구·구미시의 배후 공업·주거 도시로 웅비하는 발판을 다지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68년 각계각층 유지 35명으로 발족된 문화원 (원장 장재영·74)은 회원들이 뜻을 모아 해마다 칠곡 문화제를 개최하고 낙동강제를 열어 왜관 일대에서 조국을 지키다 숨져간 호국 영령들의 참뜻을 후세에 소개하면서 읍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지난 86년부터 매년 칠곡 문화지를 발간해 올해로 6회째 발간하고 해마다 여름방학·겨울방학중에 관내 초·중·고교와 일반 주민들에게 한문과 서예·예절 등 교육으로 충효의 고유 전통을 전수하고 있다.
문화원은 매년 10월 읍민 축제 행사로 문예백일장·글짓기대회·군민가요제·호국영령들을 위한 호국 군신제·농악 경연 대회·그네뛰기대회 등을 개최하면서 읍민들의 정서 함양에 앞장서고 있다.
지역 개발 촉진회 (회장 박노철·63)는 84년대 홍수로 폐허가 된 이 지역을 복구하기 위해 조직된 이후 회원 36명이 금산 공단의 유치 업종과 도시 계획의 필요성을 읍에 건의하고 각종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 개선 방향을 제시해 읍을 민간 주도로 발전시키는데 온갖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왜관 새마을 지도자 협의회 (회장 이희영·57)는 84년 조직된 이후 회원 32명이 매주 토요일 거리 교통 질서 확립·조기 청소·도시 환경 정비에 나서고 야간에는 우범 지역과 주택가에 대한 방범 순찰 활동 등으로 살기 좋은 왜관 가꾸기 운동을 선도하고 있다.
향토 개발을 촉진시키기 위해 지난 72년 향토 청년 44명으로 구성된 왜관 청년 협의회 (회장 박창기·37)는 해마다 지역 개발에 모범을 보인 청년들에게 모범 청년 봉사상을 주고 관내 중·고교생 23명에게 1인당 10만∼15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불우이웃돕기 운동으로 지역 사회 발전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바르게살기 왜관 위원회 (회장 김화수·58)는 87년 회원 20명으로 발족한 이후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칠곡 군민회관에서 낙동강 되살리기 캠페인을 벌이고 씀씀이 10%로 줄이기 운동과 주변 환경 정비·교통 거리 질서 확립·과소비 허례 허식 추방 운동으로 내 고장 가꾸기에 힘 쏟고 있다.
이밖에 향토회 (회장 유성렬·52)와 왜관읍 체육회 (회장 이상천·61), 왜관 신용협동조합협의회 (회장 최석규·69), 라이온스클럽 (회장 차대원·49), 송죽 복지회 (회장 정상규·55·여) 등의 단체들도 애향심 고취 운동과 지역 봉사 활동으로 읍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안윤식 군수는 『왜관 개발에 읍민들이 헌신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읍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며 『앞으로 왜관을 지역 특성과 조화를 이루는 대도시 배후 쾌적한 공단·주거 도시로 가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 김영수 기자 사진 채흥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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