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앞 교수부인 납치/대낮 노상주차장서/전화협박 5백만원 갈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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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신고안해 뒤늦게 검거… “전세돈 모자라 범행”
대낮 백화점에서 문화강의를 하고 나오던 대학교수 부인이 승용차로 납치돼 6백만원짜리 다이아 팔찌를 빼앗기고 9시간만에 풀려났으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있다 전화번호를 알아낸 범인이 피해자의 언니를 계속 협박하다가 사건발생 13일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3일 서울대 음대 김모 교수(44)의 부인 김모씨(37·서울 서초동)를 납치,금품을 빼앗고 협박전화를 걸어 현금 5백만원을 받아낸 이웅낙씨(33·상업·서울 신월5동)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보증금 1천만원,월세 35만원의 다세대주택에서 강남지역 전세집으로 옮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이 많아보이는 김씨를 납치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범행=이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3시30분쯤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노상주차장에서 문화강의를 하고나와 자신의 쏘나타승용차에 타려던 김씨를 흉기로 위협,조수석에 앉혔다.
이씨는 방수용 테이프로 김씨의 손·발을 묶고 눈을 가린뒤 6백만원 상당의 다이아팔찌와 남편 김교수의 신용카드를 빼앗았다.
이씨는 서울시내 일대를 주행하며 김씨에게 집주소·전화번호·남편직업 등을 캐물었으나 김씨가 언니(40·서울 방배동)의 집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자 9시간만인 20일 0시30분쯤 김씨를 서울 가양동 올림픽대로 진입로에 승용차와 함께 버린뒤 달아났다.
◇협박=이씨는 지난달 20일 오전 10시쯤 서울 신월동 공중전화에서 김씨의 언니집에 전화를 걸어 『다이아 팔찌를 찾고 싶으면 6백만원을 국민은행 신월동지점 계좌로 입금시켜라』고 요구했다.
언니는 김교수와 함께 이날 오전 11시쯤 수표로 6백만원을 입금했으나 이씨는 현금인출이 되지 않자 21일 다시 언니집으로 세차례 협박전화를 걸었다.
이씨는 엿새뒤인 27일 낮 언니집으로 다시 전화를 걸어 6백만원을 김교수 명의의 신용카드계좌에 넣으라고 협박했다.
◇검거=이씨는 27일 오후 현금카드에 6백만원이 입금되자 서울 역삼동 신탁은행 지점에서 12회에 걸쳐 3백만원을 인출하고 장소를 이 은행 서초동 출장소로 옮겨 네차례에 걸쳐 2백만원을 빼갔다.
이씨는 이어 3일 낮 12시50분쯤 신탁은행 신월동지점에서 잔금을 찾으려다 2일 남편 김교수의 지불정지신고를 받고 출동해 있던 경찰에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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