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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자랑도 이쯤되면… /젖먹이 손발찍어 금박모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촬영비·의상비 백여만원/돌기념 호화앨범도 유행/손발 모형 도금 30% 일서 제작
최근 부유층 사이에 자녀들의 출산이나 백일·돌 등을 기념하는 1백여만원짜리 앨범을 만들거나 손·발바닥 모형을 순금도금한 기념품을 만들어주는 등 유아를 위한 과소비풍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기념 앨범=서울 반포동 H스튜디오엔 자녀들의 돌·백일 등을 맞아 70만∼1백20만원짜리 앨범 제작을 주문해오는 고객들이 한달 평균 10명을 넘어서고 있다.
주로 올림픽공원·도산공원 등에서 이뤄지는 야외촬영사진은 코팅처리된 대학노트크기 40여장의 앨범당 70만∼80만원을 받고 있으며 겉표지가 장미나무·통가죽으로 제작될 경우 1백만∼1백20만원을 받는다.
한달 10건 정도의 야외촬영앨범 주문을 받고있는 서울 신사동 M스튜디오에는 앨범외에도 80만원 상당의 1.2×1m 크기의 대형패널사진,20만∼45만원대의 비디오촬영을 추가주문하는 고객도 한달평균 4∼5명선에 이르고 있다.
M스튜디오 주인은 『부모 또는 형제들과 함께 야외촬영하는 유아들에게는 대개 한복·정장 차림 의상이 필요해 50만∼1백만원의 추가비용이 들게된다』며 『강남일대에서 돌·백일앨범제작은 이미 일상화되고 있어 과소비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둘쨋딸의 돌을 맞아 서울 장충동 H스튜디오에 의뢰,도산공원에서 야외촬영앨범을 만든 남모씨(30·주부)는 『앨범제작·비디오촬영에 95만원,한복등 의상비로 80만원이 들었다』며 『주변친구들도 다해주는데 돈을 빌려서라도 만들어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손·발 금박모형=유아의 황금 손·발모형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서울 당산동 D사에는 지난달 1백20건의 주문이 들어와 지난해에 비해 1백% 늘어났으며 이달들어 벌써 1백30건을 넘어서는 등 금박모형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있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스런 보배」라는 뜻에서 「자보」라는 상품명이 붙은 이 모형은 전화주문을 받으면 직원이 가정을 찾아가 점토로 손·발의 모형을 뜬뒤 특수수지를 입혀 부천의 도금공장에서 24K 순금도금을 해 판매되고 있다.
특히 태국산 수입목액자,일본 홋카이도 벚나무액자에 넣어진 20만∼50만원대 모형이 가장 인기를 끌고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유아가 태어나 처음 신었던 신발에 금도금한 「황금신발」과 함께 배냇머리를 잘라 만든 붓인 「태모필」도 주문생산하고 있다.
이 모형제작은 일본에서 13년전 시작되어 D사의 경우 주문의 30%를 기술제휴한 일본 M사에 제작의뢰하고 있어 과소비와 함께 비판없는 외제문물 선호라는 비난도 함께 받고있다.
이에대해 중앙대 박찬옥교수(41·유아교육)는 『현실과 환상 세계의 구별이 잘 안되는 유아기 및 아동기에 어른들이 돈의 힘을 빌려 무분별하게 과소비를 부추기는 것은 혐오감을 줄 뿐만 아니라 결국 자식들의 현실 적응을 어렵게 만들고 성인이 된 뒤에도 일하는 즐거움의 대가등 삶의 귀중한 경험들을 제대로 갖지못하게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최훈·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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