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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상승장에서도 손해보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4월 들어 코스피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1500을 넘었고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참가자들을 분주하게 만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주가가 많이 올랐으니 주식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돈을 많이 벌어서 행복할 것” 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차이가 많이 존재한다. 오히려 개인투자자들은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최근 보도 자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올들어 지난 2월22일까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수익률이 -0.24%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왜 주식에 투자하면 손해를 보는 것일까? 지수는 올라도 내가 산 종목만은 떨어지고, 팔면 오르고 사면 떨어지는 머피의 법칙은 왜 개인투자자들에게 반복되는 것일까? 이러한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논의가 있지만 필자는 학문적인 관점에서 개인투자자가 상승장에서도 손해를 보는 원인으로 제시되는 몇 가지 투자행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재무학에서는 행동주의 재무론(behavioral finance)을 통해 개인투자자의 투자행위를 설명한다. 행동주의 재무론은 사람들이 제한된 범위까지만 이성적으로 행동한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기존의 전통 자본시장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이례적 현상들을 개인들의 의사 결정상의 오류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연구하는 학문이다. 지금까지 행동주의 재무론에서 확인된 투자자의 투자행동엔 크게 처분효과(disposal effect)와 과잉거래(excessive trading)의 2가지가 있다.

만약 당신이 2개의 종목에 투자금액의 50%씩을 투자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한 종목은 10%의 평가이익이 났고 다른 종목은 10%의 평가손실이 기록되어 있다.
당신이 급하게 돈이 필요하여 둘 중 하나의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면 어느 주식을 매도할 것인가?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은 이익이 난 종목을 매도할 것이다. 평가손실이 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본인의 매입 의사결정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여 추가적인 심리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탓이다. 이러한 심리적 비용 때문에, 투자자들은 동일한 이익을 통해서 얻는 기쁨보다는 동일한 손실 때문에 부담해야 하는 슬픔이 더 크게 느껴져 손실을 실현하기를 꺼리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손실회피(loss aversion)라고 한다.

그리고 개인투자자들이 매입 후에 이익을 실현시키는데 걸리는 기간이 매입시점부터 손절매를 하는 기간보다 훨씬 짧다는 것을 처분효과라고 부른다. 개인들의 손실회피 성향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이익을 볼 때는 작게 보고 손실을 볼 때는 많이 보게 된다는 것이다.

본인의 매매 타이밍을 잡는 능력이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나다고 믿는 개인 투자자들은 장중의 주가 등락을 이용하여 매매한다. 이들을 데이트레이더라고 한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보유비중은 22%인 반면 거래량을 기준으로는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90%에 이를 만큼 개인 투자자들은 빈번한 매매를 하고 있다. 빈번하게 매매를 하면 많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이들은 본인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수수료를 지불하고도 높은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와 같은 과잉확신(overconfidence)은 과잉거래를 유도하게 되고 결국 높은 수수료를 발생시켜 수익률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필자가 학문적인 연구결과를 소개하였지만 이는 개인투자자들의 실제 투자에서도 유용한 팁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마이너스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라면 당장 매매를 멈추고 본인의 매매거래 내역서를 살펴보기 바란다. 먼저 수수료로 얼마나 지불했는지를 살펴보라. 만약 수수료를 적게 지불했다면 여러분은 손해가 아닌 이익을 실현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익을 실현하여 매도한 주식은 현재 가격이 얼마인지 확인해 보아라. 많은 주식들이 현재 매도한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주식의 적정한 가격이 얼마인지 냉정하게 평가하라. 손절매를 적절하게 하는 것도 현명한 투자전략이다.

박영석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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