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첫'펜' 미팅… 양국 대표작가 50여 명 첫 문학교류 모임 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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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작가 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제1회 한·중 작가회의가 중국 상하이 푸단 대학교에서 열렸다. 사진은 개막식 장면. 상하이=손민호 기자

한국 문학과 중국 문학이 본격 교류의 첫걸음을 뗐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대표 작가 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9일 오전 9시(현지 시간) 제1회 한.중 작가회의가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교에서 열렸다. 행사는 10일까지 양국 작가들이 시.소설.산문 등 상대방의 작품을 낭독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중 작가회의의 의의는 행사에 참가한 양국 작가들의 면면에 있다. 한국에선 황동규.정현종.김주영.김치수.김주연.이시영.오정희.임철우.박상우.성석제.공지영.천운영 등 대표적인 작가 18명이 참가했다. 중국에서도 당대 중국 문학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가했다. 중국 현대시의 산 증인 빠이화(白樺), 현재 중국작가협회 부주석과 상하이 작가협회 주석을 맡고 있는 작가 왕안이(王安億), 중국현대문학가회 부회장 비평가 천쓰허(陳思和),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살아간다는 것'의 인기 작가 위이화(余華), 중국 현대시의 새 조류인 '몽롱시'의 대표주자 쑤팅(舒) 등 24명이다.

한국측 대표인 소설가 김주영씨는 "솔직히 루쉰(魯迅) 이후의 중국 작가에 대해 한국은 너무 무지하다"며 "이번 행사가 한중 문학 교류의 시발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한.중 작가회의는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이사장 김주영)과 푸단대 중어중문학과(학과장 천쓰허)가 지난해 8월 양국의 문학 교류를 위해 향후 10년간 서로 오가며 작가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하면서 성사됐다. 양국간 첫 번째 문학 교류란 의미에서 1회 한.중 작가회의의 주제는 '상처와 치유, 그리고 화해'로 정해졌다. 행사 기간 동안 모두 30회의 작품 낭독회와 두 차례의 학술 발표회가 열린다.

특히 천쓰허(陳思和) 푸단대 교수는 '중국 당대 문학과 문화대혁명의 기억'이라는 주제의 학술 발표회에서 "문화 혁명은 20세기 중국 문학의 발전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상처였으며 문학에 가져다준 커다란 재난이자 가장 중대한 사건"이라고 발언해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중국 작가가 국제 학술회의에서 문화 혁명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첫 사례로 손꼽힐 만한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상하이=손민호 기자

*** 바로잡습니다

10일자 20면 '한.중 첫 펜 미팅' 기사에서 중국 작가 루쉰의 한자 이름을 '盧迅'이 아니라 '魯迅'으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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