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여 관중 "꼬레 원더풀"환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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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응원석은 한국일색>
○…이날 쇼트트랙 결승전이 열린 알베르빌 아이스 홀은 19일 새벽 은메달을 획득한 김윤만(김윤만·고려대)의 스피드 스케이팅 1천m경기 때와는 달리 한국선수단 거의 전원과 리옹의 한국유학생, 노영찬(노영찬)대사를 비롯한 파리대사관직원·상사직원 등 1백여명이 나와 대형태극기와 수기를 흔들며 열렬한 응원을 보내 온통「한국무드」로 진동.
한국선수단은 스키알파인 남자선수단을 제외한 전원이 동원됐으며 재 유럽한국과학자협회 회장이자 화학공업도시 리옹의 롱플랑 화학연구소 연구원 오용석씨(48)를 단장으로 한 40여명의 유학생들도 응원단에 가세. 특히 응원단은 「백도라지」「와이리 좋노」등의 노래와 어깨동무로 관중석을 압도.
또 응원단은 우리선수가 응원석 앞 트랙을 통과할 때마다 열렬한 박수를 보내며 「파이팅」과 함께 「김기훈」「이준호」를 연호, 주변 관중들의 눈총을 샀으며 리옹에서 온 한 유학생의 선도로 삼삼칠 박수까지 선보였으나 실내를 의식한 선수단 간부들의 자제요청으로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이 세계신4개>
○…전반적으로 기록흉작을 보인 이번 올림픽 무대에서 작성된 6개의 세계신기록이 모두 쇼트트랙스피드 스케이팅부문에서 작성됐고 그중 여자 3천m단체 우승팀인 캐나다의 4분36초62(종전 5분18초33, 88년 이탈리아)와 남자 1천m의 블랙번 1분31초11(캐나다)을 제외하면 4개의 세계신기록이 모두 한국선수들이 작성한 것.
한국은 우선 남자단체 5천m계주 1회전에서 7분14초07(종전 7분22초12·85년 네덜란드)을 마크, 첫 세계기록을 작성했고 이날 남자1천m 준결승에서 이준호가 1분31초27(종전 1분31초80·90년 가와사키 쓰도무)로 첫 세계기록을 경신한데 이어 마지막 결승에서 김기훈(1분30초76)과 이준호(1분31초16)가 또다시 이 기록을 돌파한 것. 경기가 끝난 후 한국선수단은 참가국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았는데 특히 대회조직위원회(COJO)위원들이 덩달아 예상치 못한 축하인사를 하는 바람에 어리둥절하다가 뒤늦게 이를 깨닫고 쓴웃음.

<서로 끌어안고 격려>
○…김기훈과 이준호는 경기직후 전광판을 보고 금·동메달을 확인한 뒤 서로 껴안고 등을 두드리며 기쁨을 나누었다.
이들은 함께 선수단과 응원석을 차례로 방문해 고개숙여 인사한 뒤 선수단에서 던져준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한바퀴 돌았으며 9천여 관중들은 『꼬레(한국)원더풀』을 외치며 환호.

<감격의 눈물 글썽>
○…겨울올림픽사상 처음으로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국기게양대에 두 개의 태극기가 나란히 오르자 올림픽 아이스 홀은 온통 한국일색.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를 차지한 김기훈은 이날 선수단복 차림으로 스케이트를 신은 채 시상대에 올라 시종 싱글벙글 함박웃음을 지으며 관중들의 환호에 두 손을 흔들어 답례.
김은 이날 벨기에 IOC위원으로부터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 축하인사와 함께 금메달을 수여 받은 뒤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감격의 눈물을 글썽이며 애국가를 끝까지 따라 불렀다.【알베르빌=김인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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