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항」군경비정이 어선 들이받아/침몰 못본체… 부부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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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술마시다 안주 구하려 몰고나와
【광주=구두훈기자】 13일 오후 6시30분즘 전남 고흥군 포두면 청도앞 1.5㎞ 해상에서 육군모부대 해안 1대대소속 쾌속경비정(4.5t) 우암호(경비정장 유철희 중사·33)가 어업중이던 3.5t급 소형기선 저인망어선(선장 김영배·38·고흥군 포두면 오취리)을 들이받고 도주,어선이 침몰하고 선장 김씨와 부인 이봉엽씨(29)가 실종됐다.
당시 사고해역에서 함께 고기잡이하던 주민 이강희씨(40)에 따르면 2㎞쯤 떨어진 동래도 부근에서 쾌속선이 다가와 해경경비정으로 생각,자신은 먼저 피신했으나 김씨부부는 그물을 수거하고 있었는데 군경비정이 그대로 들이받았다는 것이다.
유중사등 경비정에 승선해 있던 군인 5명은 김씨부부가 탄 어선을 들이받아 선박이 침몰하는데도 인명구조는 외면한채 동래도로 복귀,이를 은폐했으나 경비정 앞부분에 어선의 도색페인트가 묻어있는 것을 발견한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 군인들이 사고직전 동래도 마을에서 평소 안면이 있는 주민과 술을 마신 뒤 안주감을 구하기 위해 술에 취한 채 경비정을 몰고 나가 충돌사고를 일으킨 것이라는 주민들의 진술에 따라 경비정장인 유중사를 입건,사고경위를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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