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 곳곳서 유혈분규/체첸­잉구슈 야간통금… 군경계태세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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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나고르노­카라바흐 민족분규 26명 희생/프라우다지도 옐친 비난/미지 “쿠데타 가능성”보도
【모스크바·워싱턴 AFP·이타르­타스=연합】 러시아 곳곳에서 시장경제개혁의 부진에 따른 보수파의 반발세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체첸­잉구슈 자치공화국과 아제르바이잔 나고르노­카라바흐자치주등 민족분규 빈발지역에서도 10일 유혈사태가 발생,구소련전역의 정정불안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 주말 역내 주둔 구소련군이 습격당해 수천정의 총기와 상당량의 탄약을 빼앗긴 사건이 발생한 체첸­잉구슈 자치공의 조하르 두다예프 대통령은 10일 긴급포고령을 통해 야간 통금도입과 함께 자치공자체 병력에 대해 「최고 경계태세 돌입」도 지시했다.
두다예프 대통령은 10일 현지 TV를 통해 포고령을 발표하면서 『러시아 군부의 도발가능성』을 재차 경고하는 한편 『러시아측이 체첸­잉구슈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준비중』이라고 주장했다.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간 민족분규가 발생한 나고르노­카라바흐 곳곳에서도 10일 두 민족간 유혈충돌이 이어져 이날 하룻동안 모두 26명이 희생됐다고 아르메니아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주말 러시아내 12개이상 지역에서 보리스 옐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데 이어 10일 구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도 옐친 비판에 가세,『경제 혼란이 심화될수록 불만의 소리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워싱턴타임스지는 10일 미고위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수개월째 봉급을 못받은데다 식량과 물자부족에 허덕이는 구소련군의 쿠데타가능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의하면 구소련군은 수개월째 봉급을 못받아 장교와 사병 가릴 것 없이 불만이 날로 확산일로에 있고 각부대는 대량 탈영사태에 직면해 있다.
서방 군사지도자들은 3천만명이 관련돼 있는 구소련 군산복합체를 지금이라도 구소연방을 재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제16공화국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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