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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도 없고 장가도 못가고…/농고졸업생/“농사짓겠다” 겨우 5%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매년 줄어 5년새 5분의 1로/교육부,농공고교로 점차 개편
농고졸업생들이 농사짓기를 기피하고 있어 농업과 농촌의 쇠퇴와 관련한 심각한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농고생의 농사기피현상은 우리사회전반에 힘든 일을 꺼리는 풍토가 만연된 가운데 힘들게 농사일을 해도 농촌경제여건상 소득을 보장받기 어려운 형편인데다 농촌의 낙후된 문화생활·농촌총각의 결혼난 등 때문으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농고졸업자의 70%이상이 전공진출을 포기하고 손쉽게 일할 수 있다고 여기는 서비스업이나 단순생산직 등으로 빠져나가 농고졸업생의 전공진출·농업자영대책이 시급하다.
◇영농희망·전공취업=충남의 경우 올 졸업예정자 2천2백16명중 자영농을 원하는 학생은 고작 3.7% 83명으로 87년 18.5%,지난해 5.6%에 비해 크게 감소됐고 전공취업도 10.9%인 2백43명에 불과해 농사짓기 기피현상이 두드러졌다.
또 충북도 졸업예정자 1천3백71명중 자영희망자는 7.9%에 그치고 농업계열 취업자도 15% 2백13명에 머물렀으며 전남은 지난해 자영희망자가 7.2%였으나 올해는 4.9%로 2.3%가 줄었다.
강원도 춘천농고의 경우 졸업예정자 1백67명중 자영희망자는 8명(4.7%)이고 전공취업자는 겨우 29명뿐이며 경남 울산군 진양농고도 올 졸업생 2백57명중 자영희망자는 3%미만인 7명에 불과했다.
◇타직종취업=충북의 경우 도내 6개 농고의 올 졸업예정자중 취업이 확정된 1천1백6명 가운데 77.1%인 8백29명이 자영과 농업관련 분야를 떠나 단순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계통을 찾아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의 경우도 도내 6개 농업계 고교에서 전체의 70.1%인 1천5백53명이 전공과 전혀 다른 서비스업등 비교적 힘이 덜드는 직종에 취업했다.
강원도내 11개 농업계고교도 졸업예정자 1천4백51명중 취업이 확정된 학생은 1천2백87명이나 80% 1천여명이 타직종에 취업했으며 전남도내 13개 농고계열 고교도 졸업예정자 1천7백24명 가운데 타직종 취업자가 1천2백36명(71.7%)으로 나타났다.
◇대책=충남도 교육청 농업담당 이규삼 장학사는 『농고졸업생의 자영의욕고취와 전공을 찾아줄 수 있도록 기술교육과 식품가공·농기계등 실습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대다수 학생들이 영농을 희망하지 않아 실습등 학교교육을 등한시하고 있다』며 『농업계고교의 구조조정과 영농희망자에 대한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농고졸업자의 영농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해지자 농엄·임업·축산업 위주의 현행 농고를 95년까지 연차적으로 경제전망이 밝은 농공고교로 개편,이에 대처키로 했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전국 96개 농고중 시지역에 있는 24개 학교에 대해 우선 식품가공·농산물유통·농업기계·원예 등의 학과로 개편해 도시형농고를 육성하고 읍지역 및 공업단지에 있는 47개 농고의 경우는 기초 농·림·축산과를 폐지하고 기계과·전기과·전자과·자동차과등 지역실정에 맞는 농공고교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농고의 전체 정원은 6만4백30명이나 재학생은 73.2%인 4만4천3백명에 불과해 농고기피 현상이 심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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