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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계 민주계 철저한 “나눠먹기”/민주당 난산끝에 2차공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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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이대표 측근 챙기기에 당내반발/민주계 「조·이의원 카드」활용 서울 지분확보
조윤형 국회부의장의 재공천여부등 현역의원 탈락문제와 치열한 경합으로 보류된 29개 지역에 대한 민주당의 공천작업이 5일밤 난산끝에 마무리됐다.
이로써 민주당은 전국 2백37개 지역구중 2백6개 지역의 공천을 끝내고 본격적인 총선체제에 돌입하게 됐으며 나머지 31개 지역은 추가영입 등을 통해 2월말까지 발표키로 했다.
그러나 이번 2차발표에서는 철저히 신민·민주계간 나눠먹기,특히 김대중·이기택 공동대표의 막판 측근챙기기 색채가 짙다는 점에서 당내의 만만찮은 반발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조부의장과 이해찬 의원 탈락을 둘러싸고 민주계 소장파 김정길 총무,노무현 대변인,이철 의원 등과 이부영 최고위원의 민련 등이 반대모임을 갖고 강력히 이의를 제기,이의원의 탈락이 발표에서 보류되는등 진통을 겪었으며 민련의 경우 서울지역 5명등 전국의 민련 공천내정자들의 공천반납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김·이 대표는 구정연휴인 4일과 5일 세차례 회동,현역 탈락폭과 경합지역에 대한 줄다리기를 계속해왔다.
결국 김대표 비서실장인 조승형 의원,이대표 비서실장인 이석용 전의원에게 전권이 위임,협상결과 현역탈락은 조부의장과 이의원,김봉욱 의원등 3명선으로 압축,5일밤 두대표의 승낙을 받았다.
민주계는 그동안 조·이의원 탈락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나 사실상 숨겨놓은 카드로 활용,서울지역에서 신민 6,민주 4의 지분확보를 관철시킨 냄새가 짙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 공천자 44명중 신민 28,민주 16으로 배정됐으나 강동을에 장충준 전의원의 경우 외형상 신민계지만 사실상 12대부터 이대표 직계로 분류돼온 인물이어서 실질적으로는 신민 27,민주 17로 6대 4 지분이 지켜진 셈이다.
조직강화 특위에서 사실상 내정자로 올라간 이의원이 막판탈락으로 기울게 된데 대해 조승형 비서실장은 『광역의회 낙선자들이 이의원의 공천에 반발하고 있으며 이의원은 탈당후 재입당 절차를 밟지않았기 때문에 공천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민계에서는 이의원이 지난해 광역선거 직전 탈당,당에 엄청난 타격을 안겨주었고 김대중 대표의 이미지에 상처를 냈다는 점에서 「괘씸죄」를 적용,끝까지 탈락으로 밀어붙였다는 후문.
그대신 민주계는 서울에서 김현규(마포을) 김희완(송파갑) 박계동(강서갑) 김민석(영등포을)씨의 공천을 받아냈고 신민계는 김경재(종로) 신계윤(성북을) 박문수(동작갑) 남궁진(관악을·미정)등을 얻어냈다.
과천­의왕에 신청한 김민석 전서울대 학생회장의 경우 경합자인 이희숙씨가 김대표측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밀고나오자 이대표가 전국구 10번을 약속했으나 막판 비서실장간 절충에서 영등포을로 전격이전조치됐다.
김씨의 지역구 이전에 대해 김·이 대표측에서는 『이부영 최고위원과 협의,동작갑 대신 영등포을을 내주기로 했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최고위원은 『김씨의 이전에 분명한 반대의사를 두대표측에 전달했으며 김씨를 버리는 카드로 사용하는데 수긍 할 수 없다』며 당내 개혁파를 고사시키려는 기성정치권의 음모라고까지 비난하고 있다.
인천의 4개 지역에서는 신민계가 송선근(북갑) 조철구(서)씨로,민주계가 하근수(남을) 이병현(북을)씨로 2대 2로 나눴으며 대전에서는 김현 의원(동갑) 유인범 전의원(중)등으로 1대 1로 똑같이 차지했다.
안산­옹진에 민주계의 김동현씨가 결정된 대신 과천­의왕에서 이희숙씨가 공천을 받았고 서산­태안에서 한영수(신민) 장기옥(민주),인천북을의 이병현(민주) 박우섭(신민)씨를 두대표에게 최종결정을 위임한 결과 이대표가 인천북을을 선택했다는 것.
또 조부의장의 탈락을 민주계가 수용하는 대가로 호남쪽에서 신민계 의원 1명을 탈락시키는 방안을 신민계측이 상쇄명분으로 제시,김봉욱 의원(옥구)이 마지막 유탄을 맞게됐다.
호남쪽에서는 민주계의 김장곤씨(나주)가 자리를 차지하는 대신 영광­함평에서 김인곤 의원으로 낙점되는 것을 용인하고 호남 물갈이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신민계에 권한을 위임했다.
○…2차공천자 29명중 김경재(종로) 박문수(동작갑) 송선근(인천갑)씨는 김대표의 측근이며 김희완(송파갑) 박계동(강서갑) 장충준(강동을)씨 등은 이대표의 측근.
여기에 두대표와 밀접한 관계로 공천이 확정된 곳은 조철구(인천서) 문희상(의정부) 이희숙(과천­의왕) 김인곤 의원등(이상 김대표측)과 이병현(인천북을) 김현 의원(대전동갑·이상 이대표측)등이다.
따라서 이번 2차공천은 조강특위에서 소장파 및 개혁세력에 의해 두대표의 측근들이 상당수 탈락된데 대한 반작용으로 두대표의 측근 및 관계자들이 대거 공천을 따냈다는 점에서 앞으로 당내에 깊은 감정의 골을 남기게 됐다.
김정길 총무와 이철 의원,노대변인등 민주계 소장파 의원들과 조순형 최고위원,장기욱 당기위원장 등은 이날 공천이 『철저히 두대표간 밀실협상에 의해 결정됐다』고 반발,탈당등 집단행동까지 거론하고 있으며 민련측도 『전혀 개혁의지가 없는 갈라먹기식 공천』이라며 독자행동을 모색하고 있어 민주당 공천은 당안팎에서 일파만파를 불러올 가능성도 크다.<김두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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