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가석방 타이틀' 별난 복싱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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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이기면 가석방, 지면 1년 이상 더 복역. 태국의 한 교도소 안에서 희한한 복싱 경기가 열린다. AFP 통신은 3일 마약거래죄로 장기 복역 중인 태국의 여자 수형자가 방콕 교외의 교도소에서 열리는 프로복싱 타이틀매치에 출전한다고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삼손'이라는 별명을 가진 시리폰 타위숙이 공석인 세계권투평의회(WBC) 여자 라이트플라이급 타이틀을 놓고 일본의 아야카 미야노와 맞붙는다. 시리폰은 소량의 마약을 판매한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형기가 1년 이상 남아 있다.

태국의 교정국장인 나티 칫사왕은 "만약 시리폰이 이긴다면 해외에서 열리는 타이틀방어전을 치러야 하는 만큼 가석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폰은 형기의 3분의 2 이상을 복역했고, 모범수여서 가석방되더라도 법률적인 문제는 없다. 태국 교정당국은 시리폰이 이길 경우 세계 최초로 교도소 안에서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을 배출한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기면 세계챔피언 벨트와 함께 가석방이라는 선물까지 얻게 되고, 진다면 형무소에 그대로 남아 고스란히 남은 형기를 채워야 하는 입장. 시리폰에게 이 경기는 단순한 타이틀매치가 아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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