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고교, 수능 점수 5점은 오르겠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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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우승하면 학생들의 수능 점수가 평균 5점 올라갑니다."

토요일인 지난달 30일, 백호기 청소년축구대회 고등부 결승(제주 제일고-서귀포고)이 열린 제주종합운동장에는 2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모였다.

올해로 37회를 맞은 백호기 고등부에는 제주도의 5개 인문계 고교(제주 제일, 서귀포, 오현, 제주 중앙, 대기)가 출전한다. 제주도에서만 열리는 '그들만의 대회'지만 이들의 자존심 대결은 상상을 초월한다. 제주도 최고의 고교 자리를 축구대회로 정하는 것 같다.

제주도체육회 신영근 상임부회장은 "매년 우승한 학교의 수능 점수가 평균 5점 올라간다는 게 정설"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 대회의 결과가 학생들과 교직원의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다 보니 우수 선수 발굴 경쟁도 치열하다. 이종민.오장은(이상 울산), 정성룡(포항), 심영성(제주) 등 제주 출신 프로 스타들이 크게 늘어난 것도 백호기와 연관이 깊다.

경기도 경기지만 백호기는 응원이 더 유명한 대회다. 전교생이 참가하는 보디 섹션 응원은 장관이다. 용이 꿈틀대며 승천하는 장면(제일고), 'JUST DO IT'을 한 단어씩 보여주는 장면(서귀포고) 등은 감탄을 절로 불러일으킨다. 인터넷을 통해 전국에 유포되는 동영상 중에는 호랑이 얼굴이 클로즈업되는 연속 장면(오현고)이 가장 인기가 높다.

결승전에서는 제일고가 서귀포고를 1-0으로 눌러 3년 만에 우승했다. 명예대회장인 김대성 제주일보 회장은 "백호기가 제주도 학생들에게 지.덕.체를 함양하는 교육의 장으로, 주민에게는 축구를 통해 하나 되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제주=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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