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장 월급 너무 많다/연봉 9천9백만불,30대기업 3백20만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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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의회에서 감봉에 앞장… 기관투자가 동조
미국 경제의 침체로 각회사들의 채산성이 점점 악화되고 실업사태가 속출하는데도 회사사장들과 중역들은 연봉 수백만달러의 봉급을 받아가고 있는 것이 사회문제로 부각되어 제동이 걸리고 있다.
종합매스컴회사인 타임워너회사의 스티븐 로스와 더컬러스 공동대표가 각각 연봉 9천9백만달러를 받는 것을 필두로 미국 30대기업의 사장 평균연봉이 3백2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 액수는 영국 30대기업 사장들의 1백10만달러,프랑스와 독일의 80만달러,일본의 50만달러에 비해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엄청난 봉급을 받는 미국사장들이 봉급값도 못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기업의 이익은 재작년보다 21%나 떨어졌고 하루평균 2천1백명씩이 해고됐으나 정부의 저리정책 덕분에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바람에 주식값은 올라 봉급의 일부를 주식으로 받고있는 사장들만 횡재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되자 미의회가 먼저 발벗고 나서 칼 레빈 연방상원의원(민주·미시간주)은 기업사장의 봉급을 주주들이 투표로 결정하자는 법률안을 제출했고 마틴 사보 연방하원의원(민주·미네소타주)은 어떤 회사든지 사장이나 이사진의 봉급이 그회사에서 제일 낮은 임금수준의 25배를 넘을 경우 그 회사에 대해 세금을 올리자는 제안을 했다.
한편 주식시장의 큰손격인 기관투자가들도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6백80억달러어치 주식을 갖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연금공단은 최근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회사들의 사장들을 만나 봉급정책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의식하여 기업 스스로도 자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ITT사의 경우 임원의 봉급을 주식값의 상승과 영업성과와 연계시키기로 했으며,유나이티드 에어라인(UA)사의 경우 임원들의 임금결정 과정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워싱턴=문창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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