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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재산신고] 그림·악기 … 눈길 끄는 재산 목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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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김환기 100호, 이응노 100호….'

30일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내역 중엔 유명 화가들의 미술품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미술 작품은 최근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때문에 유망 재테크 수단으로 꼽힌다.

열린우리당의 재력가로 꼽히는 김혁규 의원의 수집품은 화려했다. '한국 추상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화가 김환기씨의 작품이 2점, '서예적 추상'을 창조한 고암 이응노씨의 작품이 3점이었다. 최영림.김흥수 화백의 그림도 있었다. 그중 김환기 화백의 100호짜리 그림은 애호가들 사이에 "10억원은 넘을 것"이란 말을 듣는다. 김 의원은 "미국 생활을 할 때부터 조금씩 구입해 왔으며 김 화백 작품은 20여 년 전 미국에서 10만 달러(약 9500만원)에 샀다"고 말했다. 미술품의 경우엔 재산내역에 신고가액을 쓰지는 않는다.

한나라당 대선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한나라당)도 유명 작가들의 미술품들을 소장했다. 서양화가인 남관.김창열.오지호씨의 작품이 각각 1점씩 포함됐다. 약사 출신인 한나라당 문희 의원은 20세기 초 활동한 서화가 이도영씨의 '신선도'등 동양화 6점을 갖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해찬 전 총리도 성공회대 신영복 석좌교수의 서예 작품을 포함해 13점의 미술품을 공개했다.

미술품 소장은 행정부 관리와 군장성도 예외가 아니었다. 29억여원의 재산을 신고한 박종구 국무조정실 정책차장은(현 과기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조각가 최만린의 '인간' 등 9건의 미술품을 신고했다.

송영무 해군참모총장은 우암 송시열의 작품만 16점을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서덕모 기획예산처 사회서비스향상기획단장도 운보 김기창의 풍경화 등 3점을 재산 목록에 올렸다.

골프장 회원권도 의원들이 선호하는 재산목록이었다. 이상득 부의장의 경우 자신 명의로 3개, 배우자 명의로 2개를 갖고 있었다. 부인이 음악가(하피스트)인 권영세 의원은 하프 네 대를 실거래가(총 8500만원)로 재산내역에 올렸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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