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후보 법률고문 서정우씨 긴급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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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李會昌)전 한나라당 후보의 오랜 측근으로 지난 대선 당시 법률고문을 맡았던 서정우(徐廷友)변호사가 8일 대검 중수부(安大熙 검사장)에 긴급 체포됐다.

검찰은 오전 11시30분쯤 경기도 분당의 徐씨 집에 수사관을 보내 徐씨를 체포했으며, 安중수부장은 체포 직후 "복수의 기업에서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며 죄질이 중하다"고 그의 혐의를 밝혔다.

검찰은 또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徐씨의 집과 그가 소속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법무법인 광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개인 컴퓨터와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徐씨가 대선을 앞두고 여러 기업에서 최소한 1백억원 이상의 돈을 불법적으로 모금해 李후보 측에 전달한 구체적인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徐씨를 상대로 모금한 돈을 한나라당 또는 李후보 사조직에 전달했는지, 후원금 영수증 발행이나 회계처리를 했는지, 그리고 한나라당 일부 의원과 공모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徐씨는 이회창씨의 경기고.서울대 법대 후배로 1996년부터 李씨를 도와 왔으며, 대선 때는 李후보의 개인 후원회(일명 부국팀) 부회장 겸 법률고문를 맡아 핵심 역할을 했다.

검찰이 이날 徐씨를 긴급 체포하고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함에 따라 부국팀 등 이회창씨의 사조직과 한나라당의 대선자금에 대한 전면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安중수부장은 이날 진행 중인 기업 수사에 대해 "올해 안에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 수사 상황에 비춰 기업 총수들을 반드시 사법처리하거나 소환 조사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수사의 본질은 총수 소환이 아니라 정치권에 대한 수사"라고 말했다.

강주안.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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