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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가정 폭력」 예방 센터 소장 마리 포춘 목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구타당한 아내들이 목사나 신부에게 상담을 하면 성직자들은 흔히 「기도를 열심히 하라」 「좀더 좋은 아내가 되도록 노력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는 구타당한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13∼15일 서울 가톨릭 사회 복지회 (회장 최선웅 신부) 주최로 명동 가톨릭 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가정 폭력 어떻게 도울 것인가」 세미나에 강사로 초청돼 한국에 온 마리 포춘 목사 (여·41).
종교 지도자들이 가정 폭력을 당한 신도들을 상담하고 도울 수 있도록 그들을 교육·훈련시키는 일을 하고 있는 그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목사이자 사회 교육자.
77년 미국 시애틀에 설립된 「성폭력과 가정 폭력 예방 센터」 소장인 그는 지난 15년간 미국·캐나다·유럽에서 3만여명의 종교 지도자들을 교육해왔다.
『최근 미국에서는 어린이 3명 중 1명이 성폭행을, 아내 4명 중 1명이 남편으로부터 구타를 당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공통의 문제인 가정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서는 성직자들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강조하는 포춘 목사는 종교 지도자들이 매맞는 여성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분노와 눈물을 이해해 주는게 1차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성직자답게 온화하고 단아한 인상이면서도 목소리에서 힘을 느끼게 하는 그는 듀크대·예일 신학대를 졸업한 석사. 『가정 폭력』 등 6권의 저서도 갖고 있다.
그는 지난해 미 클레런스 토머스 판사의 애니타 힐 교수 성추행 사건이 여론화 됐을 때 「나는 그녀를 믿는다」는 글귀를 새긴 배지를 제작, 배포하고 여러 사회 단체·기관에 힐 교수의 정당함을 알리는 편지를 보내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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