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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장이 몹시 안 좋은데 …'젖소 초유' 먹어 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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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다양한 치유 효과

초유는 전통 의료의 훌륭한 재료였다. 중세 성직자들은 초유를 항생제 대신 사용했고, 이 같은 현상은 인도의 아유베다 의학에서도 발견된다. 1980년대 중반엔 로타 바이러스에 의한 어린이 설사를 초유로 치료하기도 했다. 최근엔 초유의 성장 인자에 주목해 노화 방지 연구까지 진행할 정도.

문제는 사람의 초유를 구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따라서 눈을 돌린 것이 젖소의 초유다. 젖소가 새끼를 낳은 뒤 3일 동안 나오는 젖을 모아 상품화한 것.

젖소의 초유를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은 종(種)의 특이성이 없기 때문. 오히려 면역글로불린 IgG는 사람의 것보다 100배 이상, 성장 인자도 10~20배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표 참조>

분당제생병원 소화기내과 백현욱 (대한암예방학회 부회장) 박사는 "초유의 효능이 의학적으로 밝혀지면서 암환자의 면역 능력 및 노화 방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초유의 기능

초유의 대표적인 기능은 면역력과 세포의 재생. 우선 항균 효과를 내는 것은 초유에 있는 락토페린이다. 강북삼성병원 전우규(소화기내과) 교수는 "그람음성균이 살기 위해선 철(Fe)이 필요한데 락토페린이 철과 결합해 균의 활동성을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세포의 성장을 돕는 것 역시 초유의 중요한 기능이다. 가장 효과를 보는 부위가 장점막이다. 전 교수는 "장 세포가 노화.약물 등에 의해 망가지면 세균과 독소가 장내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며 "이때 점막 세포를 재생시켜 단단하게 묶어주도록 초유에 들어 있는 성장 인자가 도와준다"고 말했다.

초유에는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기능도 있다. 백 박사는 "초유에는 항원을 차단하는 IgA라는 물질을 함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장점막을 강화해 알레르기 원인이 되는 항원의 침투를 막는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이 먹나

초유는 장이 망가진 사람과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전 교수는 "항암제 또는 감기약.진통제 등 약을 장기 복용했거나 알코올 남용으로 장점막이 파괴된 사람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장점막이 심하게 파괴되면 변에 피가 섞인 혈변을 보기도 한다. 백 박사는 "초유의 단백질 구조는 이중으로 돼 있어 영양성분이 위산에 파괴되지 않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초유는 신생아를 위해 분유에 섞는 것이 고작이었다. 현재 나오고 있는 대부분의 조제분유엔 초유의 면역글로불린과 알레르기 예방 물질이 함유돼 있다. 그동안 성인용은 완제 수입품이 주류를 이뤘다. 여기에 지난해 말 국내 회사(일동 후디스)가 원료를 수입해 상품화했다. 종류는 정제형과 분말형 두 가지. 분말은 100% 초유 단백으로 만들었지만, 정제는 전분을 부형제로 사용해 초유 함유량이 40%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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