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코엘류 체면 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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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중국과의 축구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에서 무패 기록을 경신하며 동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에서 2연승을 달렸다.

한국팀은 7일 일본 사이타마 경기장에서 벌어진 풀리그 2차전에서 전반 46분에 터진 유상철의 선제 결승골을 잘 지켜 중국을 1-0으로 물리쳤다. 한국은 이로써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시작한 중국전 무패 행진을 25경기(15승10무)로 늘렸고,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부임 이후 14경기에서 7승1무6패를 기록하게 됐다.

전반 양팀이 기록한 슈팅은 고작 4개(한국 3개, 중국 1개)였다. 양팀 합쳐 첫 슈팅은 전반 25분 한국 김동진이 기록했다. 김동진은 이을용의 패스를 받아 드리블해 들어가다 그대로 중거리슛을 했으나 중국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3분 뒤에는 유상철이 중국 쪽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에서 얻은 프리킥을 멋지게 감아찼으나 골포스트를 비켜갔다.

그대로 전반이 끝나는가 싶던 순간 유상철의 골이 터졌다. 인저리 타임이 적용됐던 전반 46분 한국이 코너킥을 얻어내자 수비수 유상철이 공격진에 가담했다. 빨랫줄처럼 날아온 이을용의 코너킥은 유상철의 머리에 정확히 연결됐고, 공은 골문 안에 있던 중국 수비수 머리에 다시 한번 맞으며 골네트를 때렸다.

한국은 15분 이을용이 쓸데없는 파울을 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면서 힘겨운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을용은 중국의 공격수 리이가 뒤에서 밀면서 자신의 발목을 걷어찬 데 분개해 손으로 뒷머리를 쳤고, 양팀 선수들이 뒤엉켜 난투극 일보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장면이 연출됐다.

수적 열세에 몰린 한국은 김도훈만 최전방에 박아놓은 채 9명이 모두 수비로 내려와 틀어막기에 나섰다.

중국은 거의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도 효과적인 공간패스보다는 공중볼 크로스에만 의존하는 바람에 번번이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46분에는 한국 문전에서 혼전 중 흐른 공이 한국 골라인을 스치는 위기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중국 선수들은 골이라며 손을 치켜들었으나 주심은 인정하지 않았다. 축구 규칙에 따르면 공이 너비 12cm의 골라인을 완전히 통과해야 골인으로 인정된다.

*** 일본, 페널티킥 한골로 홍콩 눌러

이어 벌어진 경기에서는 일본이 전반 38분 산토스의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뽑아 홍콩에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10일 오후 7시15분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우승컵을 놓고 홈팀 일본과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도쿄=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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