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통신혁명 1인 1전화기시대 열린다|개인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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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21세기는 첨단정보통신의 시대다. 통신의 눈부신 변화는 지구촌을 한가족으로 만들고 우리생활을 엄청나게 편리하게 만들 것이다. 통신의 가장 기본단위인 전화기도 지금과 달라진다. 전화기를 통해 서로의 모습을 보며 대화를 나눔은 물론 고속팩시밀리와 데이터교환-컴퓨터통신이 가능해진다. 특히 2000년 초반에는 어른·어린이 할 것 없이 주민등록번호처럼 전화번호를 부여받고 모두 호주머니에 손바닥만한 전화기를 넣고 다니는 「1인 1전화기시대」를 맞게 된다. 또 화상을 통해 서로의 모습을 보며 필요하면 약도와 도면을 그려가며 통화하는 화상전화도 현재 시험 중에 있어 앞으로 이의 실용화가 곧 닥칠 것이다. 미래의 전화 모습은 과연 어떨지 알아본다.
첨단정보화시대와 1인1전화시대를 앞두고 국내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상대와 통화할 수 있는 개인휴대전화(PCN)시스팀에 대한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PCN시대의 특징은 언제어디서나 원하는 상대와 통화가 가능해지도록 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96년께 실용화되며 2010년께는 휴대가 일반화될 전망이다.
기존의 이동 통신, 즉 차량 및 휴대전화시스팀이 빠르게 달리는 차량위주로 설계돼 있는 반면 PCN은 보행자 위주로 설계될 예정이다.
현재의 차량 및 휴대전화가 완전무선화로 기지국간 거리는 1∼10㎞정도인데 비해 PCN은 기존의 유선망에 무선단말기만 따로 떼어 가지고 다니는 형태로 기지국간 거리도 불과 3백∼5백m이내.
따라서 출력도 차량·휴대전화가 0·6∼3W인데 비해 PCN의 경우 10밀리W로 아주 낮다.
기존의 이동 통신이 도로상·옥외·교외에서 주로 사용되는데 PCN은 교외는 물론 옥내외·도시밀집지역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훨씬 효율적이다. 또 이동 통신이 건물 내에 설치되고 기지국 따로, 차량용 교환기가 따로 설치돼 이용요금이나 단말기 가격이 비싼 반면 PCN의 기지국은 공중전화 크기 만해 설치가 쉬워 값싼 가격으로 서비스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중인 PCN 서비스시스팀 외에 특수위성을 이용, 전세계를 하나의 통신망으로 묶으려는 미국의 「이리듐 77계획」 등이 곧 실현될 전망이다.
▲국내의 PCN=체신부 박성득씨(통신정책실장)는 『기존 이동 통신의 애널로그방식에서 보다 용량이 큰 디지틀셀룰러방식의 전환과 함께 PCN개발을 위해 총4백41억원의 예산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소에 용역을 의뢰, 93년까지 실험실용 시제품을 개발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94년 야외실험용 시제품을 완성하며 95년 시범운용을 거쳐 96년 사업자를 선정해 직접 서비스할 예정이라는 것.
또 한국통신의 박하구 사업개발단장은 『기존 이동통신기지국설치에 1개소 당 5천만∼1억원씩의 비용이 드나 PCN기지국은 국민학생 책가방 만한 기계설치로도 모든 기능을 할 수 있으므로 이용료와 단말기 값이 훨씬 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PCN개발이 시급한 것은 기존의 차량 및 휴대전화에서 사용중인 주파수대역자체가 용량이 부족하고 인접기지국간 동일 주파수를 사용할 수 없어 주파수 개발 등 새로운 시스팀이 개발되지 않는 이상 94년께 포화상태가 돼 더 이상 가입자 수용이 어렵기 때문.
PCN은 2기가 헤르츠대역의 넓은 주파수를 사용하는 데다 기지국을 마이크로셀화 해 평방㎞당 약5만명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다.
한국통신사업개발단의 정회성 이동전화개발관리국장은 『PCN의 단말기가격을 20만원대로 낮추고 무게도 1백50g 정도로 경량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글로벌PCN=통신위성을 이용해 지구촌 어느 곳에서나 원하는 상대와 통신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 미국모터롤러사가 구상중인 「이리듐 77」 계획이 대표적이다.
이것은 전세계 모든 지역의 가입자에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키 위해 무게3백20g정도의 소형위성 77개를 지상7백60정㎞도의 낮은 궤도에 띄워 위성통신망을 구축, 운용한다는 것.
이리듐(iridium)은 원소기호 77번으로 위성들은 7개의 극궤도(북극과 남극을 지나는 위성궤도)를 따라 운행될 예정인데 각각의 극궤도에는 11개의 위성이 약27도 간격을 유지하며 운행되므로 지구 구석구석을 모두 커버한다.
현재의 차량·휴대전화시스팀이 기지국을 중심으로 어느 일정한 지역만 서비스가 가능한 반면 이리듐위성은 고정위치에 있지 않으므로 기지국이 움직이는 형태에서 언제, 어느 곳이라도 서비스 중계가 가능해진다.
이 계획이 실행화 하면 남극에서 북극에 걸친 전세계 어디서라도 불과 7∼6㎝ 안테나와 3백∼4백g의 소형단말기만 있으면 통화할 수가 있다.
또 7백g정도의 단말기라면 고도·위도·경도·그리니치 표준시가 표시될 수 있을뿐더러 음성은 4천8백BPS (초당 4천8백비트의 정보를 송·수신), 데이타는 2천4백BPS의 전송속도로 팩시밀리 전송과 컴퓨터통신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리듐은 이밖에도 긴급환자를 발견해 최단시간내·의료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고 사고지점이나 실종위치 발견도 가능하게 한다.
그것은 단말기내에 경보장치를 부착, 조난자가 송신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이 위성을 통해 단말기 소지자의위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
모토롤러의 이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최초의 이리듐위성은 94년 처음 발사되고 77개 위성이 모두 궤도에 진입해 실제로 운용되는 것은 96년께로 예상되고있다.
체신부 이정행 전파관리국기술과장은 『올3월에 열리는 WARC(세계무선통신주관청회의)에서 이리듐계획에 쓸 주파수가 제안돼 채택되면 국내외 서비스도입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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