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 스타들|에이즈 공포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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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유럽에서 최근 에이즈로 사망하는 스타들이 늘어나면서 에이즈가 구체적인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10욀 미국 프로농구의 슈퍼스타 매직 존슨이 스스로 에이즈 감염사실을 공표하고 은퇴를 선언한데 이어 약 보름후인 11월23일에는 영국 로크그룹 「퀸」의 리더격인 프레디 머큐리(45)가 역시 자신이 에이즈 환자임을 고백한 뒤 하루만에 사망했다.
머큐리는85년 에이즈진단을 받고 부터 과거의 난잡한 생활을 청산하고 죽을 때까지 마치 수행승과도 같은 나날을 보낸 것으로 알러졌는데 87년에는 그의 연인으로 소문났던 남자 2명이 차례로 에이즈로 사망, 화제를 모았었다.
머큐리에 앞서 지난달 14일에는 영국출신 영화감독 토니 리처드슨(63)이 미국LA의 한 병원에서 에이즈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장거리주자의 고독』『톰 존스의 화려한 모험』등의 작품으로 세계적 명성을 쌓았던 그는 생전 프랑스 여우 잔 모로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들과 염문을 뿌려 본부인인 배네사 레드그레이브와는 계속된 불화 끝에 최근 이혼했다. 남성들과의 스캔들이 없었기 때문에 에이즈에 의한 사망은 의외라는 느낌도 주나 할리우드의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그가 바이섹슈얼(양성애자)이란 사실이 꽤 알려진 비밀이었다는 얘기다.
지난달 15일 TV에 나와 자신이 에이즈환자임을 고백한 미전위예술가 아이린 게티양(32)은 수술도중 수혈에 의해 에이즈에 감염된 불운한 경우. 감염된 것은 6년 전이었으나 지난해 발병, 의사로부터 『앞으로 반 년 내지 1년밖에는 살 수 없다』는 사망선고를 받았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아이린 게티는 미국 석유왕 폴 게티의 손녀로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아들인 크리스토퍼 와일딘(37)의 전 부인이기도하다. 둘 사이에는 두 명의 아이를 남겨놓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에이즈 박멸을 의한 기금 모금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있는데 그녀의 전 며느리가 에이즈 환자라는 사실은 비극적인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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