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 아빠 술끊기 도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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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연말을 맞아 술자리가 잦아지는 가운데 「단주대회」라는 이색 모임이 열렸다.
한때 알콜에 중독됐던 사람들로 구성된 국제단주동맹(Alcoholics Anonymous) 한국 본부가23∼24일 서울가든호텔 무궁화홀에서 5백여명의 회원과 가족들이 참가한 가운데 「제4차 국제단주동맹대회」를 개최한 것.
왼쪽 가슴에 단주회원, 알라난(알콜중독자 가족), 알라틴(알콜중독자자녀)의 명찰을 단 이들은 한신대 정태기박사의「가정내 알콜중독의 위기상황극복」이란 주제강연을 듣고 자신들에 대한 평가목록 작성 워크숍을 갖는등 2일간 알콜중독 극복에 관한 진지한 얘기를 나눴다.
국제단주동맹은 알클중독으로 생활을 잃어버리고 파탄 일보직전에서 자기자신과 가정을 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모임이다.
알콜중독 치료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사회로 복귀한 사람들이 회원의 대부분인 이 모임은 서로간의 뼈아픈 경험을 나누면서 용기를 얻고 알콜중독으로부터의 완전한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회원은 8개 지역지부에 7백여명.
가족·자녀모임은 알콜중독이 「가족병」이라는 연구결과에 토대를 둔 것으로 이들을 중독자와 함께 치료받게 함으로써 성격결함등을 방지하기 위해 결성된 것이다.
「단주동맹」한국본부는 알콜중독으로 건강과 재산을 날린 현재의 회장 최모씨(35)가 79년 미8군 알콜마약치료시설에서 2년동안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35년 미국에서 결성된 국제단주동맹에 대해 알고 이를 국내에 보급키로 한데서 비롯됐다.
회원은 의사·변호사·회사원등에서부터 주부·학생등 다양하며 연령은 30∼40대가 가장 많지만 10대에서 70대까지 분포돼 있다.
서울도화2동 강정원병원4층을 클리닉으로 쓰고있는 이들은 국제 단주동맹이 개발한 12단계 치료법에 따라 금주훈련을 받는다. 첫단계는 자신이 알콜중독자임을 자백하는 것이며 둘째 단계는 알콜중독이 일종의 정신병임을 인정하는 것.
내년1월부터는 한국기독교교정복지선교회와 공동으로 교도소 재소자의 알콜중독치료에 나설 계획인 이 모임의 회장 최씨는 알콜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술은 3명 이상이 함께 마시도록 해야하며▲1주일에 1회정도로 횟수를 줄이고 ▲가능하면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고▲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마시지 많도록 해야한다고 충고했다.<이영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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