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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아침] '만리포 사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당신 너무 보고 싶어

만리포 가다가

서해대교 위

홍시 속살 같은

저 노을

천리포

백리포

십리포

바알갛게 젖 물리고

옷 벗는 것

보았습니다.


오늘 보내주신 홍시는 잘 받았습니다. 취한 시간처럼 옷 벗는 해가 서쪽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듬어 안고 내 사랑 만리포인 날. 포대기 속 만리가 둥그마한 젖꽃판인 날. 서울 온 지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 만리는커녕 십리에도 눈시울 붉어지는 마음에 한 입씩 물려주고 살짝 돌아서는 홍시 속살 같은 그리움. 먼 만리포가 새끼를 받아 내일이 있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김선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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