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캠프大해부③ 손학규캠프] 경륜의 'KS' 패기의 'KS' 두 날개로 난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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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손학규 캠프에는 두 종류의 ‘KS’가 있다. 그의 고교·대학 동문인 경기고(K)·서울대(S) 출신이 그중 하나다. 대부분 손학규와 비슷한 연배의 이른바 ‘시니어’ 그룹이다. 다른 한 축은 그가 경기도지사(K)·서강대 교수(S)로 일하며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다. 손 전 지사보다 젊은 사람이 다수다. ‘주니어’ 그룹이다.

대표적인 ‘시니어 KS’ 인사가 송태호 전 문화체육부 장관과 이수영 전 교통개발연구원장이다. 두 사람 모두 손 전 지사의 경기고 1년 선배다. 이 전 원장은 서울대도 1년 선배고, 송 전 장관의 경우 대학 학번이 같다. 손 전 지사의 대학 동기인 임도빈 전 경기도 세계도자기엑스포 대표이사도 고교(경동고)는 다르지만 크게 봐서 이 그룹에 포함된다. 경기고 선배들에 대한 손 전 지사의 예우는 깍듯하다. 사석에서 ‘형’이라 부르는 것은 물론 식사할 때도 상석을 양보하느라 ‘자리 싸움’을 벌이기 일쑤다.


▲손학규 캠프의 회의 모습. 왼쪽부터 이제학 동아시아미래재단 사무처장, 이수원 공보실장, 박종희 비서실장, 김성식 정무특보. 조용철 기자

경기도지사 시절 합류한 ‘주니어 K’ 인맥이 현재 캠프의 허리다. 김성식 (49·전 경기도 정무부지사) 정무특보, 박종희 (47·전 한나라당 경기 수원장안 국회의원) 비서실장, 이수원 (45·전 경기도 공보관) 공보실장 등 40대 3인방이 대표적이다. 캠프 사람들에게 “손학규 캠프의 핵심 인사를 5명만 꼽아보라”고 주문하면 누구든 이들 세 사람을 반드시 포함시킬 정도다.

이 밖에 강훈식 (전 경기도지사 보좌관) 사이버전략실장과 정승우 전 경기도 행정부지사, 신현태 전 한나라당 의원(경기 수원권선), 전종민 전 경기도 서울사무소장, 김형철 전 경기지방공사 이사 등도 주로 경기도를 매개로 손학규와 연을 맺었다. 수행비서인 김용훈씨도 2005년 경기도가 주최한 ‘대학생 평화대장정’에 참가한 것이 첫 인연이다.

서강대 제자 출신인 ‘주니어 S’ 그룹은 손학규의 손과 발이다. 정성운 대외협력실장은 제자 그룹의 좌장이다. 서강대 정외과 교수로 재직하던 손 전 지사가 1993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 공천신청서를 대신 접수했던 사람이 정 실장이다. 가장 오랫동안 손 전 지사와 호흡을 맞춰온 사람이다. 홍주열 비서팀장과 이윤생 메시지기획팀장도 정외과 제자들이다. 국문과 출신이지만 정치외교학을 부전공한 이제학 동아시아미래재단 사무처장도 제자 그룹에 포함된다. 홍 팀장을 제외한 세 사람은 손 전 지사를 따라 경기도에서도 일했다. 명실상부한 ‘주니어 KS’다.

이들에게 손 전 지사는 아직도 ‘선생님’이다. 연설문을 담당하는 이윤생 팀장은 “(손 전 지사가) 직접 원고를 고칠 때는 대학원 논문 심사를 받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강대 출신은 아니지만 손 전 지사의 보좌관을 지낸 김주한 공보팀장도 주니어 그룹의 핵심이다.

캠프 내 시니어ㆍ주니어 그룹 간의 의견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시니어 그룹이 안정적 운영에 초점을 맞춘다면, 주니어 그룹은 좀 더 공격적인 대응을 선호하는 편이다. 손 전 지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놓고도 한때 논란이 있었다. 손학규 캠프에서는 노장ㆍ소장 그룹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매주 세차례 정도 아침 회의를 연다. 주요한 이슈에 대해서는 손 전 지사가 직접 회의를 주재한다.

결론이 나지 않을 때 상황을 정리하는 것은 손학규 본인이다. 그가 ‘대장’이어서만은 아니다. 시니어 KS와 주니어 KS 사이를 연결하는 핵심 고리가 바로 ‘손학규’이기 때문이다. 양쪽 모두의 삶과 생각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 손 전 지사라는 얘기다.

손학규 캠프 사람들은 그의 최대 강점으로 통합의 리더십을 꼽는다. 캠프 내 보ㆍ혁을 묶어내는 것에 한정한다면 일단 손학규의 통합 실험은 성공적이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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