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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중앙일보를읽고…

위성 국산화 집착 말고 성능 좋은 위성 띄워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중국은 이미 2003년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올 9월에는 달 탐사 위성을 쏘고 2017년 달에 사람을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본은 최근 소행성 탐사에 성공했다. 일본과 중국은 오래전에 우주발사체를 개발해 상업위성을 우주로 쏘아 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우주개발에 나선 것은 불과 10년 전이다. 시기도 늦었지만 방향도 한참 어긋나 있다. 먼저 위성체를 예로 들어 보자. 한시가 급한데 우리는 위성체의 국산화에 신경 쓰고 있다. 그러나 국산 위성인지, 아닌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루빨리 정찰위성.군사위성.기상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려 사용에 따른 이익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외국의 성능 좋은 위성을 구입, 발사한 후 천천히 국산화를 추진해도 문제가 없다.

로켓인 우주발사체는 유사시 미사일로 전용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우주발사체 개발에 소극적이다. 개발 과정에서도 '과학실험'을 주목적으로 내세운다. 도대체 대기권에서 무슨 과학실험을 할 것이 있단 말인가. 또 그것을 위해 수천억원을 쏟아부을 가치가 있는 것인가. 당장 그런 발상은 그만둬야 한다.

요즘 볼 수 있는 '우주인 이벤트'도 문제다. 항공우주연구원이 우주인을 만든다고 해서 떠들썩한데, 이는 200억원을 들여 민간인을 우주여행시켜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그 사람이 계속 관련 업무에 종사하면서 우주비행 경험을 활용할 것도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은 과학기술 발전의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지금 다른 나라들이 우리나라 상공을 위성촬영을 통해 정밀하게 감시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나라는 정밀 위성을 올리지 않고 있다. 해상도가 한참 떨어지는 국산 위성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하루빨리 정부는 정신을 차려 정말 필요한 부분에 돈을 쓰고 연구해야 한다.

최규호 서울 서초구 서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