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쏙!] 체험학습도 학년따라 '맞춤'으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만지고 보고 듣는 일이 배움의 시작이라는 데는 누구나 공감한다. 체험을 통해 배운 것은 쉽게 이해되고 오래 기억되기 때문이다. 한 달에 두 번 있는 '놀토'(수업 없이 쉬는 토요일)는 이런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에 맞춰 박물관 등 각종 기관과 시민단체들도 초등학생들의 '유익한 놀토'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남들이 어디에 간다고 우르르 떠나기보다는 아이의 적성과 교과진도를 고려한 적절한 학습 장소와 대상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부모들은 체험학습이 필수적인 사회와 과학 교과서를 미리 읽어보고, 연중 체험학습 캘린더를 미리 만들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등학생의 학년별 체험학습 전략을 알아본다.

◆ 1~2학년은 관심사 넓혀 줘야=저학년은 1차적인 관심영역이 형성되는 시기다. 가급적 새로운 것을 많이 접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서는 것이 좋다. 숲과 계곡, 수목원이나 동물원 등에 데려가 자연의 신비로움과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농어촌이나 한옥마을.민속촌 등에 데려가 삶의 다양성을 경험하게 해주는 프로그램들이 권장할 만하다. 또 학습방법을 익히는 시기이므로 체험학습 중에는 아이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돌아온 뒤에는 그림일기 형태로 경험한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지식을 소화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 3~4학년은 개념 형성의 시기= 구체적인 정보 습득 방법을 익히고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해 나가는 시기다. 민속박물관이나 자연사박물관.과학관 등을 방문해 역사와 자연에 대한 개념 형성을 돕는 것이 유효하다. 지도상의 기호 읽는 법 등을 가르친 뒤 매월 둘째.넷째 화요일 오전에 개방하는 국토지리정보원 견학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보는 것은 지리적 공간에 대한 인식능력을 높이는 데 좋다. 지구와 천체에 대한 개념 형성에는 천문대를 찾아 별 구경을 해보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경기도 양평 중미산 천문대, 강원도 영월 별마로 천문대 등 여러 지역과 대학의 천문대가 어린이들을 위한 관측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경제활동에 대한 기초 개념 형성을 위해 백화점과 재래시장을 비교해 보거나, 어떤 공산품의 생산-유통-판매 전 과정을 체험해 볼 기회를 마련해 보는 것도 좋다.

◆ 5~6학년은 소질과 적성 따라=아이의 적성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시기다. 또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배워나갈 수 있는 학습의 자생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한 때다. 따라서 아이의 관심사를 체험학습의 우선 순위에 놓는 것이 좋다.

과학 교과는 화학의 기초원리를 간단한 실험과 더불어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해볼 만하다. 각 시.도의 과학교육연구원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나 한국바스프.한국3M 등 화학업체가 여는 캠프 등도 유익한 기회다. 3학년 때부터 배우는 물의 순환과 관련해서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운영하는 물박물관이나 하수종말처리장 견학 프로그램 등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회 교과와 관련해서는 전통과 현대, 도시와 농촌 등 공존하는 다양한 생활양식을 비교 체험하면서 서로 간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일정을 짜 보는 것이 좋다. 전문적인 인솔자를 갖춘 지역의 문화유산탐방 프로그램이나 농어촌과 산촌 체험 학습 등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서울 암사동 선사주거지, 공주.부여.경주 등 옛 도읍지의 문화유산, 임진각.서대문형무소 등 근.현대사 관련 문화유적도 한번쯤은 가볼 만한 현장이다.

임장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