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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에 '비교 내신제' 적용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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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08학년도 대입에서 대학들이 재수생과 반수생(대학 재학 중 입시에 재도전)에게 비교 내신제를 적용하는 것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 제도가 자칫 재수나 반수를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비교 내신제란 고교 재학 중 받은 내신 성적을 반영하기 어려울 때 다른 전형요소(수능.논술 등)의 성적을 토대로 내신 성적을 재산출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삼수생 이상 또는 고졸 검정고시생들에게 적용해 왔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관리처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열린 대학입학처장 협의회에서 재수생들에게 비교 내신제를 적용하는 방안과 도입될 때 불러올 사회적 파장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교내신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재수생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빼앗는 셈이 되고 적용하면 '재수를 하라'는 얘기가 되는 등 여러 쟁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비교 내신'한다'=고려대는 2008학년도 입시에서 재수생에게 수시에선 논술 성적을 기준으로, 정시에선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비교 내신을 시행키로 했다. 한양대 역시 재수생에게 수시에서 논술 성적을 기준으로 비교 내신을 부여할 계획이다. 한양대의 경우 정시에서 비교 내신 적용 여부를 논의 중이다.

고려대 박유성 입학처장은 "재수생들과 고3 학생들의 내신 성적 처리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비교를 할 수 없어 비교 내신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재수생들은 논술이나 수능 성적이 좋으면 불리한 내신 성적을 만회할 수 있다. 재수 또는 반수생들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내신이 매겨짐에 따라 성적 '부풀리기'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일부 대학들은 "부풀려진 내신 성적보다는 비교 내신을 적용하는 게 학생 실력을 정확히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더 공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학들의 비교 내신 도입에는 학원들도 찬성하고 있다. 한 학원 관계자는 "재수생에게 비교 내신을 적용하면 학원은 장사가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 내신 '안 한다'=연세대와 서강대는 이번 입시에서 재수생에게 비교 내신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성균관대는 내부 논의 중이다. 성재호 입학처장은 "재수생이 주된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시간을 갖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강홍준.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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