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물류·금융부터 교육·IT까지 '5國 5色' 치열한 특화 경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동아시아의 경제허브 경쟁이 치열하다. 기존의 경제중심인 싱가포르와 홍콩에 한국.상하이(上海).대만 등이 도전장을 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동아시아 경제 허브화 전략' 세미나가 5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다. 이번 세미나는 싱가포르.홍콩.상하이.대만 등 2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가해 자국의 경제중심 전략을 선보이고 평가를 내리는 자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될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경제허브화 전략

대만은 제조업.금융.IT.미디어.해운.항공수송 등 6개 분야에서 '아.태중심기지화'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등 IT관련 산업을 우선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나라 전체를 '환경친화적 실리콘 섬'(Silicon Green Island)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홍콩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 지원'과 '최소 규제', 그리고 '완전개방'을 추진해 왔다. 세계화된 국내 제도와 뛰어난 인프라를 활용해 물류.금융.교역.교육.여행, 그리고 과학기술의 '아시아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올해도 홍콩을 제치고 아시아에서 사업하기 좋은 국가로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멈추지 않고 싱가포르는 세계 주요국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속적으로 체결함으로써 '동아시아 자유무역협정의 허브국가'를 겨누고 있다.

◆물류허브 전략

상하이는 세계 4위의 컨테이너 처리 능력을 보이는 등 급성장했지만 아직 소프트웨어는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 10차 5개년계획(2001~2005년)에서 물류산업을 신성장산업의 하나로 지정하고, 상하이 배후지역의 물동량을 흡수하기 위해 2020년 준공 목표로 양산항을 건설 중이다.

싱가포르는 네 시간 비행거리 안에 67개의 대도시에 인구 28억명이 살고 있다. 또 많은 다국적기업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가 들어서 있다. 국제 물류산업의 환경 변화에 맞춰 빠르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인적자원과 정보.금융의 흐름을 함께 자유롭게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상화물과 제조업.IT분야에 경쟁력 있는 한국이 물류를 주요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한국은 해외 직접투자를 계속함은 물론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국내 기업환경 개선에 더욱 힘써야 한다.

◆외국인투자 유치 전략

상하이의 외국인투자는 누계로 5백억달러에 달하고 외국기업도 3만1천개가 넘는다. 상하이의 외국인투자는 제조업 56%, 서비스업 44%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 중앙정부의 지원, 공공부문 효율성 제고, 그리고 기업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제조업생산의 70%가 다국적기업들에 의한 것이다. 외국기업들은 첨단산업에, 국내기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에 치중해 있다. 외국인투자가 중국 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교육산업을 새로운 투자유치 분야로 삼고 있다. 현재 와튼 비즈니스 스쿨.시카고 비즈니스 스쿨.MIT 등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싱가포르에 분교를 세우는 등 제휴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중국과 분업.협력 구조 아래서 외국인투자 유치전략을 펼치는 게 바람직하다. 중국은 완제품 조립생산에, 한국은 첨단 부품.소재 공급에 특화할 필요가 있다.

◆금융허브 전략

금융허브를 지향하는 홍콩은 모든 이자에 대한 세금을 폐지했고, 역외기금에 대해 소득세를 없앴다. 홍콩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한편 전 세계와 연결된 자동 거래.청산 네트워크를 갖췄다.

싱가포르는 선물.옵션 등 파생금융상품과 선물환거래에 있어 아시아 최고의 경쟁력을 구축했다.

이런 가운데 상하이가 2020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역내의 국제금융센터가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상하이는 과거 동아시아의 금융.비즈니스 센터로서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2010년까지 국제금융센터를 위한 기본 인프라를 완비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상하이는 푸둥(浦東)지구를 중심으로 통화.자본.증권.금 등 다양한 시장이 갖춰져 있다. 한국은 동아시아 경제통합을 꾀하는 큰 그림 아래서 금융허브 전략도 짜야 할 것이다.

정리=경제연구소 김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