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선에서 장정일 까지 한눈에…|국내 최대 「문인사전」 나왔다|권령민 교수 「한국 근현대 문인대사전」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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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 근·현대문학사를 장식했던 문인 2천7백명을 다룬 인명사전 『한국 근 현대문인대사전』이 출간됐다.
문학평론가 권령민씨(서울대 교수)가 아세아문화사를 통해 4×6배판 총 4천5백여면에 걸쳐 전3권으로 펴낸이 사전은 1900년 신문학 태동기부터 1989년까지 등단해 활동하고 있는 문인들의 생애·작품활동·작품집·해당문인에 대한 연구논문 목록 등을 망라, 한국 근·현대문학을 일별할수 있게 했다.
1권 『한국근대문인대사전』에서는 1900∼1945년 사이에 활동했던 문인 3백95명을 실었고 2, 3권 『한국현대문인대사전』에는 1946년부터 1989년까지 남한에서 등단한 문인 2천3백여명을 실었다. 특히 1권에는 월·납북문인 1백10명을 사진과 함께 다뤄 자료적 구실도 하게 했다.
국내 최대 문학인명사전으로 기록될 이 사전은 가나다순 인명별로 독립하여 총15만여 항목을 싣고 있다.
인명항목은 각 문인들이 문필활동 당시 널리 사용한 이름을 올렸으며 그 밑에 호·필명·본명 등을 밝혔다.
생애항목에는 출생연도·출생지·수학과정·등단시기 및 방법, 주요 작품활동 등을 연도별로 정리했다.
작품활동항목에는 작고문인에 한하여 작품의 특성 및 평을 실었다.
작품항목에는 등단이후 신문·잡지·단행본으로 발표한 모든 작품들을 작품명·발표지·발표시기를 명기, 시대 순으로 정리했다.
권씨는 이 사전을 위해 오랫동안 작업을 해왔다.
권씨가 대학원 시절부터 20여년간 각 도서관·신문·잡지·단행본 등을 통해 찾아낸 근·현대문인은 5천여명. 그중 한두편 가량의 작품만 발표하고 사라진 문인 반수 가량을 제외하고 2천7백명만 수록했다.
『문학연구가 작가의 생애·출생지·발표지면 등 실증적인 작업을 거치지 않고 기존의 연구성과에만 기대, 좀체 발전을 보지 못해 하나의 자료사적인 측면에서 이 작업에 매달렸다』고 권씨는 밝힌다.
우리 근·현대문학의 형성과 발전과점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그 문학사적 의미를 정당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학연구의 대상이 되는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정리가 필요한데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연구의 폭이 확장되지 않고 있다는 게 권씨의 설명이다.
월·납북 문인뿐 아니라 분단 후 북한에서 등단, 활동하고 있는 문인들도 다루고싶었으나 자료수집과 평가등 제반상황이 아직은 어려워 뒤로 미뤘다는 권씨는 현재 무분별하게 일고 있는 남한에서의 북한문학 연구에도 반성을 가한다.
일단 총체적인 자료가 갖추어져야 바른 연구·평가에 들어갈 수 있는데 연구자 나름의 자료만 흡수, 아전인수격으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 문단에서의 북한문학에 대한 연구풍토다. 이러한 문학연구를 지양하기 위해 북한문학에 대한기초자료부터 우선 수집돼야 한다고 권씨는 덧붙인다.<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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