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S' 넓어지고 편해지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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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홈트레이팅시스템(HTS)이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안방에 앉아서도 컴퓨터 자판 만으로 홍콩.미국의 주식을 거래하고, 이동 중에도 실시간으로 선물거래까지 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 증권사들이 고객유치를 위해 첨단 HTS 서비스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전 각 증권사들이 HTS를 도입할 때만 하더라도 주식시세 보기와 매매주문 기능 정도밖에 없었다.

◆ 해외주식 실시간 거래=최근 아시아 신흥시장이 각광받으면서 그간 미국.일본 등지에 한정됐던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가 인도네시아.베트남 등지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전화주문 만이 가능했던 지역의 경우 인터넷이나 HTS 방식의 실시간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해외주식 실시간 거래 서비스는 중대형사보다는 인터넷.소형 증권사들이 틈새시장을 노리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오는 5월부터 HTS를 통한 실시간 홍콩주식 매매서비스를 시작한다. 키움은 HTS의 장점을 살려 거래수수료를 크게 내리는 한편, 외국인이 살 수 있는 중국B주식의 웹매매 서비스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인터넷을 이용한 웹트레이딩시스템(WTS)으로 해외 주식거래를 하고 있다. 현재는 일본만 가능하지만 하반기에는 미국과 홍콩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리딩투자증권은 이달 말 국내 최초로 인도네시아 주식 위탁매매 서비스를 선보이고, 다음달부터는 이를 베트남 증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의 주인 차장은 "전화가 아닌 HTS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현지 증시 시세를 실시간 확인하고 계약을 할 수 있다는 면에서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중대형사 중에서는 굿모닝신한증권이 2004년 5월부터 전용 HTS로 미국주식 거래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중국과 일본주식도 전화로 매매할 수 있도록 했다. 한화증권도 이달 5일 전화로 중국과 홍콩 상장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중개매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 속도 빨라지고, 남도 못보고=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5일 선물옵션 시세조회와 주문이 가능하고, 주식워런트증권(ELW) 거래도 할 수 있는 휴대전화용 거래시스템을 내놨다. 현대증권도 지난 2일 모든 증권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PDA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증권 이상선 홍보실장은 "그간의 PDA용 거래 시스템은 모든 정보가 5분 정도 늦어 주식거래에 불편함이 있었다"며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기존 컴퓨터에서 쓰는 HTS와 같은 빠른 속도로 주식거래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색적인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다음달 초 직장인을 위한 미니 HTS '이프렌드 스피드'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는다. 주위 사람들의 눈에는 주식거래 창이 잘 안 보이는 화면투명 기능 등 다양한 숨김기능을 갖췄다.

하지만 HTS 기능이 계속 발전하면서 부작용도 우려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거래정보가 실시간으로 넘쳐나면서 아르바이트생을 이용해 거짓 정보를 퍼뜨려 돈을 벌려는 작전세력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매도 주문을 내면서 '매수'키를 누르거나 0을 하나 더 붙여 주문하는 실수도 종종 생겨난다"고 덧붙였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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