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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자료·설화 만여점수집「서대문도장 동우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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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대문 동장동우회 (회장 홍헌일)는 사라져가는 내고장의 향토사를 찾아 제모습을 살리려 노력하는 퇴직 동장들의 모임이다.
연희동·홍제동등 서대문구에서 동장으로 일했던 25명의 중·노년층 남성들이 회원인 이 동우회는 86년4월 친목과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조직됐으나 올4월부터 본격적인 서대문 향토사 연구에 뜻을 두기 시작했다.
『서대문지역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우리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뜻깊은 일을 할 수 없을까』 하고 생각하던 터에 향토사연구에 눈을 돌리게 된것은 홍은동등의 동장 재직때 (76∼83년)부터 서대문지역의 흩어진 역사자료, 구전 설화등을 꾸준히 채집해왔던 홍회장의 제의로 이루어졌다.
대학에서 국문학·사학을 전공한 탓인지 홍회장은 서대문구에서 24년간 살아오면서 지역사를 아무도 모르고 관심도 안가져 곳곳에 산재한 역사의 발자취가 스러져 가는 것을 늘 안타까워했다.
이 동우회는 지난9월 서대문구내 연희동·봉원동·현저동에 걸쳐 있는 안산(무악)의 옛 봉수대터를 복원하는 사업에 나서 우선 자료에서 근거를 찾은 후 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연구원들과 관련 학자들을 초빙, 함께 공동조사작업을 벌였고 자금을 모아 옛모습을 되찾는 일에 몰두하고있다.
국난극복을 위해 조상들이 슬기롭게 사용한 봉수대터등 문화유산을 복원해 역사교육의 장으로 삼자는 이 동우회의 뜻을 서울시에 건의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2개월에 한번씩 모임을 갖는 이들은 최근 화재로 소실된 봉원사 대웅전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68호) 및 보물급 탱화, 연세대내의 언더우드관·아펜젤러관, 사도세자 생모 영빈이씨 묘터등 사적을 틈틈이 답사하고있다.
회원들은 85세 이상의 서대문 토박이 노인들을 찾아 「산증인」들의 얘기를 집중취재중이며 92년 상반기에 창간되는 서대문구지 발간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동안 찾아낸 서대문관련 옛 신문 스크랩등의 자료 및 정보는 줄잡아 1만여점.
수십년전에 불려지던 「거북골」(북가좌 1동) 의 동민가도 찾아냈고 명지대 뒷동산에 놓여 있던 병자호란때의 청나라 장수 공적비등이 언제부터인가 사라진 것도 알아냈다.
이들은 자신들이 모은 향토사 자료를 토대로 한양 정도 6백년이 되는 94년쯤 『서대문 향토사』를 발간하고 나아가 서대문구 문화원을 설립하는 희망도 갖고 있다.
서대문동장동우회는 서울 연희동 163의1 두리빌딩에 사무실을 갖고있는데 회원들의 회비와 몇몇 독지가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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