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금 한국엔 대처같은 지도자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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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처가 되실 박근혜 전 대표님 참석하셨습니다."

"다른 분(박근혜 전 대표) 보러 오신 것같습니다. 그렇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자 모임을 연상케하는 정책토론회였다. 12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위기의 대한민국 대처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정책토론회. 시작 시간은 오후 2시였지만, 정오를 갓 넘긴 시간부터 자리가 차기 시작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당료와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로 금세 400여 석의 객석이 찼다. 의원들 호응도 컸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 전여옥.김용갑.나경원 의원 등 줄잡아 40여 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대부분 의원들이 40분 이상 선 채 토론회를 경청했다. 행사를 주최한 이혜훈 의원은 "큰 자리를 마련한다고 한 것인데 의원님들조차 자리가 없어 서 계시다"며 거듭 사과했다. 사회자가 축사를 위해 참석한 박 전 대표를 '한국의 대처'로 소개하자 방청석에선 "박처리즘!" "박근혜 화이팅!"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박근혜 "+2% 리더십 필요"=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위기의 대한민국을 살릴 리더십은 영국병에 신음하던 영국을 되살린 대처리즘(대처총리의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대처총리의 리더십을 "+2%의 리더십"이라고 규정했다. "국가 경제의 잠재성장률 5%에 지도자의 리더십 2%가 더해질 때 대한민국을 구할 대처리즘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는 대처 총리가 등장할 때의 영국과 비슷한 위기 상황"이라고 했다. "대처 총리가 영국을 살려낼 수 있었던 힘은 '시대에 맞는 원칙'이었다"고 했다. 박 전 대표가 말한 원칙의 뼈대는 두 가지다. 과감한 공공부문 구조조정으로 '작은 정부 큰 시장'을 만들고, 감세와 규제철폐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자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3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법치와 엄정한 공권력의 확립도 강조했다. 집단이기주의에 타협 없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지도자가 확고한 원칙과 리더십을 가지고 국민 통합의 에너지를 만든다면 대한민국도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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