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평창'… 남아공 소녀의 꿈 영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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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에서 뿌린 '꿈의 씨앗'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꽃을 피웠다.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나선 평창은 2004년부터 매년 전 세계 겨울스포츠 불모지의 청소년을 초청해 '드림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남아공 일간지인 시티즌은 6일자에 지난 2월 드림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로렌 함센(14.사진(左))양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 신문은 "일 년 내내 태양이 비치는 요하네스버그 중심지에 살고 있는 함센은 요하네스버그의 파크 타운 여고 9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는 한국의 평창 스키 리조트에서 이제 막 돌아왔다. 그는 평창에서 초청한 세계 각국 200여 명의 청소년 중에서 가장 유망한 선수로, 2주간 훈련 뒤 실시한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소개했다.

또 "드림 프로그램은 평창 겨울올림픽유치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행사이며, 2014 겨울올림픽은 평창에서 열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썼다. 함센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 꿈은 남아공 대표로 2014 겨울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라며 "드림 프로그램으로 평창에 초대받아 운이 좋았다. 우리는 아름답고 친절한 한국에서 2주를 보냈다"고 회상했다.

2010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도전했던 평창은 2003년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겨울스포츠의 확대보급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비록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다음 해인 2004년부터 드림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이다. 눈과 얼음이 없어 겨울스포츠를 즐길 수 없는 나라의 청소년들을 평창으로 초청했다. 이 행사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진행됐고, 2월 평창을 찾은 IOC 조사평가단의 실사 때도 평가단의 호평을 받았다.

방재흥 평창유치위원회 사무총장은 "우리는 2010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 데는 실패했지만 IOC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 올해에는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33개국에서 143명의 청소년과 지도자들이 참가했다"고 말했다.

평창에 초청된 각국 청소년들은 겨울스포츠를 익히면서 한국을 배운다. 훈련이 끝난 뒤에는 도예.태권도.비보이.난타 등을 접하면서 한국 문화를 익히고 평창과 강릉의 청소년들을 만나 우정을 쌓는다.

김만기 강원도 홍보팀장은 "올해 드림 프로그램에는 참가 신청자가 너무 많아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다. 여러 나라에서 내년에는 꼭 참가할 수 있도록 부탁을 하는 등 행사에 대한 인식과 호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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