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식당』(서울 방배동)|모주한잔에 콩나물해장국 속풀이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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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11월1일은 시인의 날이었다.
잘 알려지지도 않은 시인의 날에 동료시인 몇명과 함께 시와 인생, 그리고 낙엽을 말하며 아무런 부담없이 찾은 집이 바로 전주식당(532-5551)이다. 유명하다는 방배동 카페골목에 위치한 이 집은 주머니 사정이 좀그런 시인들에게는 안성맞춤으로 12년전부터 자주 가는 단골집이다.
그날도 우리는 예외없이 전주의 명물이라는 콩나물해장국에 모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마치 고향집을 연상케하는 허름한 분위기 속에서 나오는 콩나물해장국은 그특유의 시원한 맛이 일품으로 마치 시 같다고 느끼며….
이 국물맛은 콩나물과 북어·파뿌리·무등 각종 야채를 삶아 낸다고 한다.
콩나물·북어·무등은 속을 푸는데 좋으며 파뿌리는 전주지방에서만 사용하는 재료로 혈액을 맑게 해주는 효험이 있다고 한다. 예부터 전주는 산물이 풍부해 32가지의 진상음식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그 맛을 그대로 살린 음식이라고도 한다.
모주에는 모두 17종의 한약재가 들어가는데 그 향기는 물론 몸에도 좋아 그야말로 약주라는 말이 실감나기도 한다.
음식값 또한 저렴해 마음에 든다. 콩나물해장국 3천원과 모주 한잔 8백원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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