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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 물이 다른 그녀를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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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물시장'이 달라졌다. 음료업체마다 내세우는 주제는 비슷하다. '웰빙'이다. 웰빙 음료의 특징은 톡 쏘거나 달콤한 혀끝을 즐겁게 해주는 자극을 없앤 것이다. 대신 몸에 좋다는 재료들을 집어넣었다. 올 음료시장은 몸에 좋다는 차와 고급스럽게 업그레이드한 물이 맞붙는다. 음료업체마다 거물급 광고 모델까지 써가며 '차 전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차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60%가량 신장한 1600억원대. 올해는 이보다 50% 늘어난 2400억원대로 전망되고 있다.

◆ '혼합차' 대 '녹차'=차 음료는 '구수한 맛'의 곡물 혼합차와 '쌉쌀한 맛'의 녹차 계열로 나눌 수 있다. 2005년 남양유업의 '17차'가 대박을 터뜨린 이후 차 시장은 녹차를 누르고 혼합차가 이끄는 추세다. 롯데칠성 '오늘의 차', 웅진 '하늘보리', 광동제약 '옥수수 수염차' 등이 대표적이다. 곡물차가 인기를 끌자 해태음료가 '차온', 웅진식품이 '맑은 땅 옥수수 수염차'를 새로 내놓는 등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보리.둥굴레.현미.옥수수 등의 곡물과 녹차를 섞어 맛을 낸 '차온'(240㎖ 800원, 330㎖ 1200원)은 세련된 병 디자인이 특징. 모델도 정우성과 지현우를 기용, 여대생 등 젊은 층을 겨냥했다. '맑은 땅 옥수수 수염차'(500㎖ 1000원)는 옥수수 고유의 풍미를 살린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역시 주 타깃인 20대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해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후원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루녹차'(한국코카콜라), '차애인'(동원F&B) 등이 경쟁하고 있는 녹차 진영도 젊은 층의 입맛에 맞는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혼합차에 눌린 시장 상황의 반전을 노리고 있다. 동원F&B는 이달 중 '부드러운 L녹차'라는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 순수 보성녹차를 사용했으며 쌉쌀한 맛을 줄였다. 병 제품은 아니지만 LG생활건강은 간단하게 물에 녹여 먹을 수 있는 스틱형 타입의 가루녹차 '루 슬림'을 선보였다.

◆ '고급 물'도 도전장=일반 물보다 비싼 '프리미엄 생수'도 대거 나왔다. 에비앙 등 수입 생수가 주류를 이루던 시장에 국산 제품도 가세했다. 올 초 첫선을 보인 해태음료 '마시는 산소수'는 500㎖ 병당 1000~1200원으로 일반 생수의 두 배가 넘지만 출시 한 달 만에 100만 병, 매출 10억원을 돌파하는 등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앞서 주스로 유명한 미닛메이드는 이온음료와 생수의 중간 형태인 다이어트용 음료 '스타일 워터'(350㎖ 1000원)를 출시했다. 웅진식품도 다음달 비타민 성분을 첨가한 프리미엄 생수를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캐나다의 순수 빙하수로 만든 '휘슬러'(1.5ℓ 3000원), 미국 알래스카의 빙하수 '트루워터'(1.5ℓ 1950원), 남미 에콰도르 고산 지역에서 취수한 '빌카구아'(500㎖ 1500원), 일본산 해양심층수 '뉴젠'(2ℓ 9800원), 세계 탄산수 시장 점유율 1위의 '페리에프레인'(330㎖ 2000원) 등 수입 생수도 백화점을 중심으로 꾸준히 팔려 나가고 있다. 현대백화점 유지훈 바이어는 "올 1, 2월 수입 생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밀텍산업은 아예 가정에서 생수를 탄산수로 쉽게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스파클링 워터 제조기 '펭귄'을 출시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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