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REALESTATE] '한탕' 유혹 접으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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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요즘 각종 규제 강화로 시세 차익보다는 안정적인 수입을 노릴 수 있는 부동산 상품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토지공사나 주택공사가 공급하는 택지개발지구 내 땅은 지구 내 입주민이라는 고정 수요가 있어 투자 안정성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토지공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 택지지구에서 2200여 필지, 15만여 평의 각종 용지(공동택지.상업용지 제외)가 공급된다. 이런 땅은 토지거래허가 없이 외지인의 투자가 가능한 데다 분양가도 감정가격으로 책정돼 일반 토지에 비해 싸다. 하지만 입지 선정을 잘못하면 기대만큼 수익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어 투자할 때 조심해야 한다.

◆안정성 높아 불황기에 인기=일반 투자자들이 눈여겨볼 만한 택지지구 내 땅으로는 단독주택지, 주차장 용지, 근린생활시설 용지 등이 있다.

가격이 다소 비싼 근린생활시설.주차장 용지에 비해 단독주택지에 일반 수요자가 많이 몰리는 편이다. 2004년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분양된 근린생활시설.주차장 용지의 입찰 경쟁률은 평균 5대 1에 그친 반면 단독주택지(점포 겸용)는 35대 1에 달했다. 평당 분양가도 근린생활시설 용지(97~159평)는 1200만원, 주차장 용지(283~964평)는 800만원, 단독주택지(60~80평)는 360만~400만원선으로 차이가 컸다.

이 때문에 여유자금으로 3억~4억원 보유한 투자자라면 매입 부담이 덜한 단독주택지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단독주택지는 크게 주거 전용, 다가구, 점포 겸용, 블록형 등 네 가지가 있다. 이 중 점포 겸용 택지는 건물 일부에 상가를 들여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만큼 다른 땅에 비해 인기가 높고 땅값도 비싼 편이다.

여유자금이 많다면 소규모 주차장.근린생활시설 용지 등을 노려보는 것도 괜찮다. 특히 주차장 용지는 건축 연면적의 30% 이내에서 상가를 넣을 수 있도록 법이 바뀌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단순 주차장에서 탈피, 판매시설 등을 갖춰 투자 대비 고수익을 낼 수 있어 이를 활용한 건축 사례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용인 동백지구 상업지역 내 주차장 상가인 중앙프라자는 현재 지하 1~4층은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지상 1~3층은 상가로 활용해 연 7~8%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연구원은 "주차장 용지는 대부분 상권의 중심에 위치해 입지 경쟁력이 뛰어난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택지지구 내 사업용 땅은 용도에 따라 분양받을 수 있는 자격도 다르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지는 필지별로 청약 신청을 받아 추첨으로 계약자를 가린다. 신청 순위는 해당 지역에 사는 무주택 가구주가 1순위다. 반면 근린생활시설.주차장 용지는 순위에 상관없이 신청을 받는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지는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명의변경(전매)이 불가능하므로 자금계획을 잘 세워두는 게 좋다.

◆유동인구 많은 곳 골라야 성공 지름길=전문가들은 대개 투자비 대비 8~10%의 수익률이 기대되면 투자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이 경우 입지 여건이 관건이다. 대개 점포 겸용 택지는 출입구 부근이나 단지 내 주요 통행로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수익률이 높게 나온다. 또 임대 수요가 풍부한 산업단지 등을 낀 곳이 아무래도 낫다. 주차장 용지는 상업지역 인근에 들어선 땅이 좋다. 오가는 사람이 많아 더 높은 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근린생활시설 용지도 역세권 등 유동인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을 골라야 임대료를 많이 받을 수 있다.

투자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건축계획도 미리 세워둬야 한다. 이를 위해선 체계적인 공사 관리가 중요하다. 예컨대 점포 겸용 택지 70평에 건폐율 60%, 용적률 180%를 적용해 3층 규모로 건물을 지을 경우 건축 과정은 무려 30~40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때 건축주는 자재와 인부를 적절히 공급해줘야 인건비 등을 줄일 수 있다. 자금이 넉넉지 못한 투자자라면 건물 준공 전에 임대를 마치는 게 좋다. 이를 위해선 건축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주변 부동산중개업소에 임차인을 구해달라고 부탁해 놓는다. 택지 분양가도 수익률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다. 공공택지 내 사업용 땅은 주변 시세에 비해 10~20% 저렴한 경우가 많다.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하기 때문이다. 베스트하우스 고종옥 사장은 "어차피 건축비는 큰 차이가 없는 만큼 땅값이 싸야 수익률이 높아진다"며 "주변 시세, 인근 택지지구와 비교해 분양가가 적정선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글=김영태 기자 <neodelhi@joongang.co.kr>
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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